[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내년에는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삭제되고, 친권 자동부활 금지제와 미성년자 입양 허가제가 시행되는 등 사법제도가 일부 변경된다.
26일 대법원이 밝힌 주요 사법제도 변경사항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법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거나, 선진 사법서비스 일환으로 각 제도마다 시행일이 다르다.
대법원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형사 판결문 열람·복사 제도가 시행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문의 경우 해당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서 열람복사(비전자적)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열람복사(전자적)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월 21일부터 특허·민사 전자소송에 이어 가사·행정재판에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된다. 3월 4일부터는 가족관계증명서 온라인 발급 서비스도 시작된다.
아울러 내년 중에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를 결정하기 위한 기구인 국민사법참여위원회(위원장 신동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7월 12일 구성된 바 있다.
대법원은 내년쯤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를 결정한 후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6월 19일부터는 성범죄를 친고죄로 정한 형법 조항이 삭제되며,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부녀'로 정한 형법 조항은 '사람'으로 변경된다. 장애인과 13세 미만에 대한 강간 피해자가 '여자'에서 '사람'으로 바뀌고 혼인빙자간음죄도 폐지한다.
관계자는 "증인으로 법원에 출석하는 피해자등을 보호·지원하기 위해 증인지원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증인지원관을 둔다"며 "의사소통·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형사사법절차를 돕기 위해 진술조력인 제도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처벌도 6월 19일부터 강화된다. 죄의 법정형이 기존 5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상향된다.
7월 1일부터는 기존의 금치산·한정치산 제도를 성년후견제로 확대·개편된다.
현재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은 물론 미래에 정신적 능력이 약해질 상황에 대비해 후견제도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재산 뿐만 아니라 치료, 요양 등에 관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대법원은 성년후견 등을 요구하는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
같은 시기에 민법상 성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돼 시행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같은 변경은 청소년 조숙화를 고려해 성년 연령을 낮추는 세계적 추세와 공직선거법 등 법령 및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7월부터 친권 자동부활 금지제(일명 최진실법)가 시행된다.
기존에는 이혼 후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한쪽이 사망하면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부모의 일방을 자연히 친권자로 지정됐지만, 변경된 제도에서는 가정법원 심리를 거쳐 다른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하거나 후견이 개시되도록 했다.
또 7월부터 미성년자 입양에 대한 가정법원 허가제가 시행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 미성년자의 입양과 파양은 시·읍·면의 장에 대한 신고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아동학대의 습벽이 있는 사람도 손쉽게 입양할 수 있다"며 "미성년자의 복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