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이른바 벤처기업 전성기 때 잘 나갔습니다. 어느덧 내수시장은 포화되고 정체기를 맞았지만 벤처정신은 사라졌어요.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
최병도 유니트론 대표(47, 사진)는 지난 20여년간 정보기술(IT)기업에 몸담았다. 자부심도 높았고, 화려했던 벤처 전성시대를 거치며 남부럽지 않게 기업도 일궈냈다. 하지만 어느덧 내수시장은 포화됐고 정체기를 맞았다.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아보려 했지만 몸담고 있던 회사는 내수시장에 만족해했다. 최 대표는 혼자 발로 뛰며 아이템을 찾았고, 해외시장을 다니면서 확신을 갖게 됐다.
그렇게 지난 2011년 12월에 사표를 내고, 한 달 만인 지난해 1월에 창업했다.
◇철저한 사전조사는 필수..틈새시장 공략
유니트론은 3세대(3G) 4세대(4G) 네트워크에서 사용되고 있는 장치를 설계해주는 IT인프라 장비업체다. 통신사가 네트워크에 적합한 장비를 제안하면 주문제작방식으로 제작하는 형태다.
해외에 나가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미 경험해 봤을 터. 한국 만큼 전화가 잘 터지고 인터넷이 빠른 곳이 거의 전무하다.
국내는 국토의 95% 이상 촘촘하게 커버되고 있지만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영토가 넓거나, 국민소득이 낮거나, 유·무선망이 부족해 제대로 커버되지 못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이에 최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답을 찾았다.
현재는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좀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일본이나 미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 최병도 유니트론 대표가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테크노파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의 IT가 옛날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한국의 IT 인프라는 여전히 우수합니다. 각 부분이 전문화돼 있고, 가격 경쟁력도 높습니다. 1인 창조기업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유니트론은 창업 1년 만에 매출 4억원을 달성했고, 2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최 대표는 올해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를 적극 활용하라..주객전도는 '금물'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순간순간 한계에 맞닥뜨리게 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마련입니다. 중소기업청 등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제도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은 시니어 창업 및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니어넷(www.seniorok.kr)을 운영하며 다양한 커뮤니티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에 11개의 '시니어 비즈플라'를 운영하며 1인 창조기업이나 시니어를 대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상당 등의 경영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지원사업 등을 통해 경제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는 다만 자신의 사업과 정부지원사업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심도 없고 사업을 할 생각도 없으면 당장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자기 본연의 사업을 뒷전에 두고 정부지원사업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도 봤습니다. 영양제를 주식으로 하면 언젠가 한계가 도달하게 됩니다."
최 대표는 때를 잘 만나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어깨가 더 무겁다고 했다.
"많은 IT 업체들이 내수시장이 포화돼서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힘을 모아 인프라 잘 갖춰 나가고 협력회사들과 동반성장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