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채권전망)대외변수 따라 극과 극

입력 : 2013-01-0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새해 채권시장은 미국 재정절벽 우려를 안고 맞이하게 됐다. 유로존 재정위기 또한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경제의 성장경로나 통화당국의 대응이 모두 채권시장 변수로 꼽힌다.
 
1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2013년 채권시장이 연말 연초 대외 불확실성의 가시성 확보 여부에 따라 채권시장 움직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외 이슈에 의해 방향성을 잃은 채권시장이 올해 어떤 흐름을 보일지 진단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장기간 저성장이 불가피 등 전 세계 GDP의 45.4%를 차지하는 경제권의 구조적인 문제로 상당기간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긴 어렵고 한국 경제도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른 경제성장 전망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의 레벨보다 모멘텀을 주목한다"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장기 추세수준보다 낮지만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상승하는 등 분명 모멘텀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양적완화 기조 유지에 따른 원화절상 압력 증대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유입 증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수출 경기에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해외 수요 둔화와 더불어 추가적인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철회가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약달러·저금리 기조는 불변할 것으로 진단했다.
 
◇채권 값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달려”
 
계사년 새해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상승 폭이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시각 차이가 드러난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에 무게를 뒀다. 박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시장금리는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경기비관론이 과도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책금리 인하가 일단락되고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증대되면 금리 반등 압력은 높아지겠지만 금리 반등 폭은 경기회복 모멘텀 강도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연 평균 금리 수준은 정책금리 추가 인하와 저성장 국면에 따라 지난해 국고채 3년물 기준 평균 3.13%선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급여건 대체적으로 ‘견실’
 
올해 채권시장 수급여건은 대체적으로 견실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보험은 40조원 내외, 연기금은 15조원 내외 보유채권이 순증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수요 기반은 여전히 견실해 보인다"면서도 악화 변수로는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약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 조치 등을 꼽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재정 건전성 확보와 만기 분산을 위한 국채 바이백 등에 지속적으로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채수급 부담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새 정부의 추경 편성 가능성 여부가 하반기 국채 수급 관련 주시할 변수"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 수급은 국고채 순발행 규모 축소와 풍부한 유동성 등에 힘입어 수요 우위 상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물 수급에 있어서는 국고채 30년물 발행이 증가되고 국민행복기금채권 발행 등에 따라 공급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본격적으로 발행될 은행 커버드본드가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오 연구원은 점쳤다.
 
◇기준금리 동결 vs 한차례 또는 두 차례 인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는 동결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대외여건과 맞물린 통화당국의 경제전망 수정은 금리조정의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경제전망이 하향 수정될 경우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경제전망 공표시점과 맞물리는 4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2013년 채권금리전망>
 
한국투자증권은 올 해 두 차례 이상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DP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물가가 안정적인데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시장기대에는 여전히 동의하기 어렵다. 통화정책의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내수부양의 필요성이 높은 가운데 새 정부도 들어선다. 통화정책이 더욱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시장기대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속속 추가완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이기에 독자노선을 취하기보다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을 후행하며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왔다. 일본 등 주요국들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정책금리 인하 기조가 재개, 글로벌 금융완화 공조 중시 속에 두 차례 정도의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며 "상반기 말 기준금리 2.25%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로존 불안과 미국 재정절벽 위험, 중국 경기 성장세 둔화 등의 대외 위험 미해소 가능성과 실질 GDP 성장률의 잠재 성장률 하회 기간 연장, 가계 부채문제, 기대 인플레이션 위험 축소 등은 정책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지지해주는 요인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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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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