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차 해치백인 i30와 i40가 지난해 가파른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내수 판매 부진을 씻는 위안이 됐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005380)는 국내에서 총 66만777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3% 감소한 판매고를 보였다.
특히 승용 부문은 지난해 39만370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무려 6.6% 떨어지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승용 부문에서 10개 차종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정도다.
◇현대차 2012년 자동차 판매현황 추이.(자료 : 현대차)
베스트 셀링인 아반떼와 그랜저가 전년 대비 각각 -15.0%, -17.7%로 판매 하락하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고, 그나마 간판 격인 쏘나타가 -0.1%로 체면치레를 하는데 그쳤다.
반면 해치백 차종인 i30과 i40는 같은 기간 각각 252.9%(1만5398대), 697.9%(1만341대)의 폭발적인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간 실용성을 위주로 꾸려졌던 해치백 모델은 국내보다는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고, 국내에선 세단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게 현실이다. 때문에 기존 판매량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요인이기도 했다.
◇현대차 i30 뒷모습.
하지만 이 같은 판매 성장세가 지속되고, 그 폭도 커지면서 주목도가 남달라졌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비인기 차종으로 분류됐던 해치백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판촉·마케팅에 의한 단순 판매 증가가 아닌 자동차 소비 형태가 변화한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국내에서 폭스바겐의 ‘골프’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이뤄졌다. 자연스레 가족여행 등 해치백 모델의 실용성이 차별성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현대차가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를 구성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대규모 마케팅을 펼친 것도 i30와 i40의 인기 견인에 힘을 보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이나 왜건은 무덤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4년전 현대차 i30가 출시돼 시험대에 올랐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소비자의 문화적인 다양성이 선진형으로 변화하면서 단순히 크고 넓은 대형 세단의 과시형 차종보다는 실용적인 해치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앞으로도 해치백 시장의 틈새가 넓어지고, 소비자층도 두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