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신흥시장 중산층·내수시장 정조준하라"

선진국은 위기지속에 따라 변화된 소비패턴 주목해야
KOTRA, 8일 '2013년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 개최
정부 "수출 활력 높일 것"..학계 "세계경제 지나친 위축은 경계"

입력 : 2013-01-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신흥시장 중산층과 내수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의견이 나왔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위기지속에 따라 바뀐 소비, 구매 패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는 8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13년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모색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이날 전체 세계시장 설명회를 시작으로, 9일에는 중국의 3대 유망시장 설명회, 이라크·콜롬비아·쿠바의 전략시장 포럼, 한류·브랜드 분야 산업포럼의 세가지 행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오는 10일에는 지방소재 중소기업을 위해 광주, 대전, 창원 3개 지역에서 해외시장설명회를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확대되는 신흥국의 중산층과 내수시장 주목해야
 
특히 신흥시장 본부장들은 공통적으로 급팽창하는 신흥시장 중산층과 내수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박진형 중국지역 본부장은 "시진핑 시대를 맞이해 중국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내수시장과 2012년 전체 인구의 23%에 달하는 중산층을 공략하기 위한 우리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륙시장 공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그 동안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60%가 중간재이고 완제소비재가 10% 미만"이라며 "도시화로 중·고급 소비재 수요가 급팽창하는 중국 2선, 3선 시장에 주목해야 하며, 중국 최대 소비도시 11위인 후베이성, 내륙 물류와 소비 중심지인 사천성, 서부대개발 발원지인 섬서성, 중원경제의 버팀목인 하남성은 KOTRA가 선정한 4대 내륙 전략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윤희로 아시아지역 본부장은 "아세안의 경우 불황 없는 소비시장이며 2015년 소비시장 규모가 1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은 내수시장 확대로 유통, 프랜차이즈, 스마트 콘텐츠 등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으며, 한류로 이미지가 높은 우리기업들의 진출 여건이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김상욱 CIS지역 본부장은 "러시아는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급성장해 시장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며 "이미 러시아에서 연 소득 2만달러 이상인 세대는 1500만으로 전체의 29%에 달한다"며 우리기업들의 러시아 중산층 시장 공략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이규남 중남미지역 본부장은 "빈곤층이 감소하고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은 최근 1억3000만명이 신규 중산층에 편입돼 기초구매력이 월등히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중남미 내수시장에 제대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삼 아프리카지역 본부장도 "아프리카의 1만달러 이상 중산층 가구수가 2000년 2771만에서 2020년 7076만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美·유럽, 변화된 소비와 구매 패턴 적극 활용 필요"
 
반면 선진국인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본부장들은 이들 나라의 소비자들이 위기 지속으로 과거와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런 변화된 소비, 구매 패턴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략이다.
 
정종태 유럽지역 본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면서 유럽 국가, 기업, 가계는 공통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기업의 진출기회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자동차, 스마트폰 등 국내 대기업 제품의 약진으로 국산 부품 등 중소기업 제품으로까지 긍정적인 영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럽기업과 협력을 늘리면서 대형유통망을 통한 생필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유망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시에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진출여건이 개선된 공공조달 시장에도 적극 참가할 것을 권유했다.
 
엄성필 북미지역 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으로 중산층이 감소해 소비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최근 모바일 신세대의 특성을 잘 파악한 각종 보조용품, 악세서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정혁 일본지역 본부장도 "2012년 도요타의 대표 중형차 모델인 프리우스에 한국산 부품이 납품됐으며 20년 장기불황으로 오히려 우리기업들의 진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주요 전자기업의 수익은 하락하면서 전체 대일수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5.6%에 달할 정도로 일본시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열려 있다"며 "자동차, 기계, IT 부품부터 한류의 인기를 등에 업은 소비재까지 적극적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도 한선희 중동지역 본부장은 "풍부한 오일머니에 바탕한 중동의 SOC 재건복구, 확충 프로젝트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중동국가들은 포스트(Post) 오일시대를 대비해 산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서 전력 및 담수화 설비, 도로, 철도, 항만, 교육, IT 등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삼 아프리카지역 본부장도 "아프리카의 낙후된 인프라와 자원개발은 좋은 사업기회"라며 "아프리카의 프로젝트는 해상유전, 고부가가치플랜트, 원유 및 가스 수송관 등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세계경제에 대한 지나친 위축 경계해야"
 
정부와 학계에서는 대외 상황이 쉽진 않지만 수출활력을 높일 방침이며, 세계경제에 대한 지나친 위축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2013년 세계경제는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50주년을 지나 새로운 50년 원년을 맞이해 연초부터 사업을 집중 추진해 수출활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나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 사상 최초 무역 8강 진입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고 평가하며 "이는 모두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온 수출 기업인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윤식 조지워싱턴대학교 교수는 "유로존 위기 지속, BRICs 성장 둔화 등으로 2013년 세계경제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며 "민간수요 부진 지속,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지정학적 리스크, 협상 타결에도 16조달러가 넘는 미국의 재정적자는 2013년의 잠재 위협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2012년 연말 블룸버그가 860명의 금융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가 2013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세계경제에 대한 지나친 위축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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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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