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1000개가 넘는 전국 병원에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뿌린 동아제약 임직원과 관련업체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10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전국 1400여개 거래처 병원에 약 48억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동아제약 허모 전무(55), 그리고 리베이트 관련 동아제약 내부제보자와 그 가족들을 위협한 혐의(협박)로 정모 차장(44)을 구속 구공판 처리했다고 밝혔다.
수사반은 또 리베이트를 제공한 동아제약 측과 동아제약 전현직 임직원 6명,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제공을 도운 김모 대표(48) 등 에이전시 4곳의 대표도 함께 불구속 상태로 구공판에 회부했다.
이번에 적발된 리베이트 사건은 과거 제약업체가 영업사원들을 통해 병·의원에 직접 현급이나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단순한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 특징이다.
수사반은 병원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에이전시 업체를 통해 동아제약이 대납하고, 외견상 합법적으로 보이도록 의사들에게 동아제약이 인터넷 강의료를 지급하는 등 리베이트 수수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은 의사들의 자녀 어학연수비와 가족 여행비를 대납하거나 명품, 악기류, 전자제품 등을 제공하는 수법을 사용해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의약품 거래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국내 1위 제약사조차 불법 리베이트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번에 적발된 리베이트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수사반은 제약사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한 병·의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반은 앞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하거나 관계기관에 행정처분을 통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