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사상 처음 실시되는 검찰총장 후보 추천이 삐걱이는 모습이다.
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천거일 이틀째 복수의 총장 후보들이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보수성향으로 알려진 '시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 이번 주 중 1~2명의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어서 후보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외 다른 단체 들은 천거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혀 추천 후보들 성향의 쏠림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진보성향의 '민주주의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나 '참여연대' 등은 이번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들의 관계자는 "그동안 매우 제한적으로 대법관 후보 등을 추천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총장이 되어서는 안될 인사'를 선별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조3륜의 한 축인 변호사 쪽에서 이번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졸속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양삼승 후보(65·사법연수원 4기)는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공석 중인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야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법무부장관은 고작 1주일의 천거기간을 두고 후보자 추천과정을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기 전에 신임 검찰총장을 임명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보장받으려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서는 법무부장관 자신이 시대적 요청에 걸맞은 인물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법무부장관은 오늘날 개혁의 대상으로 위상이 추락한 검찰을 제대로 지휘,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검찰총장을 제청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외부에서 기용될 인사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격동의 시기를 보내며 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낸 만큼 내부보다는 외부 기용이 박근혜 당선자의 개혁 의지와 맞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하마평이 도는 인물로는 우선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54·사법연수원 13기)이 유력하다. 차 전 고검장은 한상대 전 총장과 검찰총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인물이다. 경기 평택출신으로 지역적인 면도 무난하다. 검찰을 떠난 뒤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합리적인 성격에다가 기수도 안정적이어서 검찰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안정시킬 인물로 꼽힌다.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53·15기)의 이름도 최근에 부쩍 나오고 있다. 남 전 지검장은 특수수사 분야 권위자로 검찰 내에서도 신망이 높은 편이다. 한화 사건에 대한 법무부 간섭 논란이 일자 사퇴했다. 추진력과 함께 강단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 출신으로 지역 안배 면에서도 부담이 없다.
이 외에 박용석 전 대검 차장(58·13기) ,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56·13기), 황희철 전 법무부 차관(56·13기) 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검찰 내부에서 더 이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해서는 일단 검찰을 잘 이해하고 아우를 수 있는 현역이 더 낫다는 평가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14~15기가 주요 후보군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총장 직무대행을 수행중인 김진태 대검 차장검사와 채동욱 서울고검장, 김학의 대전고검장(이상 14기), 소병철 대구고검장, 김홍일 부산지검장, 길태기 법무부 차관(이상 15기)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