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금융위원회가 우리카드 분사의 예비 인가를 내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시장의 새로운 변화가 예고된다.
최근 카드시장에서 체크카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카드까지 분사하게 되면 체크카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우리카드가 고객확보 등 카드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은행계 카드사들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 분사의 예비인가에 대한 승인 여부가 오는 16일 결정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카드 분사를 위한 예비인가 승인이 다음주에 이뤄질 예정"이라며 "큰 변수가 없는 한 예정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크카드시장 경쟁 '치열'
우선 최근 가계부채 문제로 정부가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면서, 우리카드 분사로 인한 체크카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카드 역시 다른 은행계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기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데 있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에 따라 올해에도 체크카드를 두고 카드사간 경쟁이 커질 것"이라며 "여기에 우리카드까지 분사하게 되면 서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포화된 카드시장에서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 어느정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카드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체크카드를 통해 비경제활동인구를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B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고객층이 추후 해당 카드사의 신용카드로 옮겨갈 가능성은 높다"며 "이들은 신용카드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부터 기업계 카드사도 시중은행과 연계해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나섰지만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창구에서도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지만 고객이 적극적으로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계로 카드시장 판도 바뀌나
최근 카드시장의 무게중심이 은행계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에 우리카드 분사도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신한은행이 카드사업부문을 분할해 신한카드로 독립한 이후 2009년에는 하나카드(현재 하나Sk카드)가 출범했고, 이어 2011년에는 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했다.
우리카드의 분사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카드사가 모두 독립하게 된다.
지난 10여년 간 카드시장을 주도해온 건 기업계 카드사였다.
기업계 카드사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 시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랐던 셈이다.
그러나 카드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었고, 캡티브 마켓을 통한 성장도 한계에 부딪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통한 성장이 초기에는 발판이 될 수는 있지만 이미 포화된 카드시장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분사 후 우리카드의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됨에따라 카드시장에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 삼성카드와 그 뒤를 쫓고 있는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가 느끼는 위기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분사를 한다면 우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은행 안에 있을 때와는 달리 공격적인 마케팅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계자는 "과거를 기준으로 금융에서 분사한 카드사들을 보면 15%까지 점유율을 높일 여력이 있다"며 "현재 우리카드 점유율 6~7%에 불과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