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하우스푸어 대책이 윤곽을 나타내는 가운데 새정부의 하우스푸어 대책이 은행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업계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 도입, 개인 프리워크아웃제도 확대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인 사항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는 캠코의 신용회복기금 8600억원과 차입금 7000억원, 부실채권정리기금 3000억원 등을 통해 총 1조8000억원을 조성한 후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해 만든 국민행복기금 18조원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한다는 근간은 형성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보유주택지분매각제 부정적..정도는 제한적"
국민행복기금으로 1년 이상 연체가 있는 신용대출 채무 불이행자에 대해 채무를 최대 50% 감면하고 경락률 초과대출자인 하우스푸어에 대해 차주와 금융기관이 손실을 분담해 공공기관에 매각하는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는 하우스푸어 주택 지분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하고 SPC가 지분을 묶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면 이를 캠코와 같은 공공기관이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는 형태가 된다. 결국 차주와 금융사가 손실을 분담해 대출채권을 회수하는 것.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손실을 분담한다는 점에서 억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어차피 경매해도 70~80%밖에 회수하지 못하는 깡통주택을 20~30% 할인된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우려 수준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논의되고 있는 대책들 자체가 기본적으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사들도 가계부채가 폭탄이 돼 모든 부담을 떠안는 것 보다는 조금 손실을 보더라도 해결이 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어떤 식으로든 리스크의 일부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리스크의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도 의견이 일치하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잠재적 불확실성을 해결해가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단 주장도 나온다.
◇"개인 프리워크아웃제 확대 모럴헤저드 양산"
보유주택지분매각제 외에도 경매 등 강제 담보처분을 뜻하는 별제권 제한과 개인프리워크아웃제도 확대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모럴헤저드`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신용회복위원회는 현재 개인신용대출다중채무자 가운데 3개월 미만 연체자는 프리워크아웃을 통해 연체 이자를 감면하고 3개월 이상 연체자는 개인워크아웃을 실시해 원금의 일정부분을 감면해주고 있다.
인수위는 이를 주택담보대출자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 연구원은 "모럴헤저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고 별제권까지 제한할 경우 위험가중치까지 상승해 BIS비율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우스푸어 대책 자체가 금융기관에 손실 분담을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볼 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융시스템 위기라는 잠재적 위험을 차단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고 긍정적 측면도 제기했다.
배정현 SK증권 연구원은 "인수위에서 나오는 대책들이 좀 더 구체화된 후에야 정확한 금융사들의 득과실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아주 부정적이지도, 아주 긍정적이지도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