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잘못된 법적 호적 출생일을 정정했지만 공무원인사기록상 출생일 변경 신청을 거부 당해, 실제 정년 나이보다 2년여 전에 퇴직한 전직 중학교 교장이 법원에 소송을 내 퇴직한 지 5년여 만에 미지급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심준보)는 김모씨(66)가 '정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를 지급하라'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급여 등 청구소송에서 "김씨에게 미지급 급여 2억5000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원고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공무원지위확인소송 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2007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공무원의 지위에 있었는데도 국가의 귀책사유로 인해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김씨에게 미지급된 급여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정년 연장을 받지 못한 기간 동안 징계처분, 면직처분 등을 받은 게 아니라 공무원의 지위에 있었음을 소송을 통해 확인받았으므로 미지급 급여에 대한 민법상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만,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적용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인사기록카드 기재 변경신청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은 '김씨가 정년이 임박한 시점에서야 임용신청 당시의 호적상 생년원일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사실상 정년의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으나, 이후 공무원 지위 확인소송 판결은 그와 달리 판단함으로써 이전 확정판결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며 "국가로서는 공무원지위확인을 구하는 소가 원고승소 판결로 확정됐다고 해서 당연히 김씨에 대한 보수 지급의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김씨에게 2007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18조 3호에 규정된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지난 1967년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된 김씨는 교육감, 중학교 교장 직위 등을 거쳐 2007년 8월 정년 퇴직했다. 그런데 김씨는 자신의 정년이 2년 더 연장돼야 한다고 봤다. 앞서 김씨는 2005년 1월 법원으로부터 호적의 출생연원일을 '1945년 4월에서 1947년 11월로 정정'하는 결정을 받고 같은 해 2월 그 내용에 따라 호적을 정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감 측은 김씨의 '공무원인사기록상 출생 연원일 변경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김씨는 서울행정법원에 2010년 2월까지 공무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받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김씨는 "정년까지 근무했을 경우 받았을 미지급 급여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