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LG그룹이 '시장선도'로 재무장해 글로벌 1등을 노린다. 일종의 ‘독한 경영’ 선언이다.
LG그룹은 16일부터 17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구본무 회장(
사진)을 비롯해 강유식 (주)LG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부회장단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박진수 LG화학 사장 등 각 사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했다.
매년 1월에 열리는 ‘글로벌 최고경영자 전략회의’는 각 사별로 최종 확정된 한 해 경영목표와 전략 등을 공유하는 등 새로운 일 년을 위한 준비자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방점은 ‘시장 선도’에 찍혔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장 선도를 위한 리더십과 사업가 육성’이 주제였다면, 올해는 ‘시장 선도를 위한 LG만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구축’으로 보다 구체화했다.
1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체제 속에서 LG만의 방식으로 시장을 선도해 내겠다는 의지다.
특히 LG화학이 여전히 시장 지배자 위치를 굳건히 하는 데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삼성과의 경쟁에서 잇단 낭보를 전하며 시장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장 선도’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이 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선전하는 것과 달리, 영업이익의 절대적 부분을 담당해야 할 휴대전화 부문이 여전히 제 자리 걸음이어서 어떤 해법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전략회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라톤 방식으로 진행되며,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 등을 거쳐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 낸다.
첫날인 16일에는 참석한 각 사 최고경영자들이 치열한 상호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외부인사로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초청돼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을 주제로 강연이 이어졌다.
둘째 날인 17일에는 구 회장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직접 강연에 나서 그룹의 지향점(목표)과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구 회장이 최근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는 만큼 이날 나올 주문에 그룹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제 일등 기업이 아니면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면서 “결국 시장선도 제품으로 승부해야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지난 6일 시설 부문 14조원, 연구개발 6조원 등 총 20조원의 투자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전년도 투자액 16조8000억원에 비해 19.1% 늘어난 규모로 사상 최대다.
대내외 경기침체 상황에서 여타 그룹들이 보수적으로 경영 방침을 선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계는 이를 두고 LG그룹의 공격 경영 의지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대목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