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가 뭐길래'..'루머'만으로도 시장·언론 '들썩'

루머도 애플급..대기수요 '일등공신'·기대감 충족은 '부담'

입력 : 2013-01-18 오전 11:27:5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에 대한 '루머'로 연초부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공개 및 출시 시점부터 제품 사양 하나하나까지 뉴스거리다. 디자인 역시 빠질 수 없는 소재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외신들도 앞 다퉈 관련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자연스레 세계인의 이목이 갤럭시S4로 집중, 대기수요를 붙잡는 효과마저 내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해야 하는 대규모 홍보전에 버금갈 수준의 마케팅 '일등공신'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전문 유통사이트 'ZOL'에는 이미 갤럭시S4의 사진과 상세스펙이 올라왔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갤럭시S4 사진.(출처=ZOL)
 
실제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상세하게 전하며, 갤럭시S4가 모바일 시장과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자리하면서 애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관심을 나눠 갖게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른바 루머도 애플급으로 끌어올려졌다는 얘기다. 이미 국내 IT전문 언론들은 전작인 갤럭시S3에 비해 대형화된 화면크기를 비롯해 풀HD화질의 디스플레이와 S펜 탑재, 배터리 수명 연장 등을 기정사실화하며 취재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3'에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AP '엑시노스 옥타5'를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갤럭시S4의 두뇌로 전격 탑재될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마저 이어졌다. 진화가 아닌 혁신적 모습의 갤럭시S4를 기대하게 하는 내용이다.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 루머는 시장의 관심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IT기기 전문사이트 애낸드테크의 스마트폰 전문 편집자 브라이언 클러그는 "이번에는 보다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전작을 넘는 성공을 확신했다. 또 갤럭시S4가 4.99인치 대화면에 고화질의 동영상 디스플레이를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테크레이더닷컴 편집자 게레스 베비스는 "삼성전자가 부품도 만들기 때문에 최신 부품이 나오면 차기 갤럭시 제품에 포함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서 옥타5 장착을 눈여겨 볼 부분으로 꼽았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같은 관심은 월스트리트저널 지적처럼 애플의 전유물이었다. 특히 아이폰과 관련한 루머는 내용 하나하나가 주요뉴스로 다뤄지면서 실시간 타전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지난해 갤럭시S3가 시발점이었다. 갤럭시S2가 예상외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루머를 형성한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 구입 의사가 있던 수요를 대기시켜 갤럭시S3 출시와 더불어 일순간 폭발하게끔 만들었다. 단숨에 텐(10)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아이폰 출시일에 맞춰 전 세계인이 매장에 길게 줄을 늘이는 것과 같았다.
 
당연히 제품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제조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시장 지배자만의 고유 권한이었다.
 
월스트리저널은 이를 '양날의 칼'에 비유했다. 차기 제품에 대한 보도나 루머가 쏟아지면 스마트폰을 사려는 사람들이 구입을 미루면서 대기수요가 창출되지만, 동시에 기대감을 충족시켜야만 하는 부담도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차기 제품에 대한 루머로 관심은 이끌어냈지만 한편으로는 구매가 너무 늦춰지면서 단기 매출 등에 있어 상당한 영향도 받았다는 것.
 
삼성전자는 갤럭시S4에 쏟아지는 시장의 관심과 루머에 대해 전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물론 대 언론 창구를 맡고 있는 홍보 일선에조차 제품 사양을 모를 정도로 보안 또한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다만 내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WC에서의 공개는 어렵다. 상반기 내 출시가 현재로선 유력하다"며, 시장의 집중된 관심에 대해서도 "긍정적 효과도 분명 있지만 기대에 대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지적처럼 '양날의 검'이란 얘기다.
 
애플이 모두의 들뜬 기대 속에 아이폰5를 내놓았지만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19만원대 버스폰으로 전락하는 등 과거의 영예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높은 기대감이 오히려 부메랑이 됐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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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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