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금융권이 연금수급개시 연령이 1년 늦춰진 만60세 고객을 잡기위한 서비스 총력전에 돌입했다.
예년의 경우 연금을 처음 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금연계계좌 개설 영업에 매달렸으나 연금수급시기가 늦춰진 만큼 다양한 은퇴설계서비스로 잠재고객을 선(先)확보하자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1살 늘어나는 첫 해로 노령연금과 반환일시금 수급권자가 신규로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대로라면 올해 1953년생이 신규 국민연금 수급 대상자가 되지만, 연금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1년 연장된 만 61세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자료=국민연금연구원
금융권 입장에서는 올 한해 43만명으로 추산되는 신규 재원이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연금수급계좌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가장 촘촘한 영업망으로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 농협의 경우 더욱 아쉽게 됐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노후를 개인이 스스로 대비해야한다는 인식을 높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단기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없어지는 고객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전략으로 이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 은행들은 좀 더 진화된 형태의 은퇴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사들이 내놓은 은퇴 상품들은 은퇴 이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이른바 '은퇴 크레바스'로 불리는 소득공백기를 준비하거나 패키지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생명은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전까지 소득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 맞춤형 연금보험인 '한화가교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삼성생명도 새해 첫 신상품으로 조기집중형 연금수령이 가능한 '브라보7080연금보험'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예적금·보험·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춘 100세 금융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은퇴관련 정기적인 간행물 제공, 은퇴자 위한 세미나 개최, 재취업지원서비스 연계 등 통합 은퇴설계서비스 등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한편 일대일 맞춤 은퇴설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오는 2018년부터는 2년 연장된 62세에, 2023년부터는 3년 연장된 63세, 2028년부터는 4년 연장된 64세, 2033년부터는 5년 연장된 65세에 처음으로 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즉 연금 수급연령이 1~5살씩 증가하는 첫 해에는 수급권자가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