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실무자에게 직접 자신의 개인계좌로 경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22일 2일차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다.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시절 2년간 경리계장으로 근무한 김혜영 헌재 법원사무관은 이 후보자의 신한은행 안국동 지점 두 개의 계좌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특위 박범계 위원이 개인의 계좌로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렇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A계좌에는 봉급과 수당이, 개인계좌인 B계좌에는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됐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박 위원이 질의하자 "본인이 원해서 입금했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박 위원은 "특정업무경비에 관한 사항은 국가재정법에 의해서 기재부 등에 위임된 집행지침에 따라야 한다"면서 "이런 공금을 개인 계좌에 입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재차 붇자 김 사무관은 "그렇다"고 시인했다.
박 위원은 이어 "특정한 업무와 관련, 수사와 조사와 재판을 위한 여러 부수적인 특정업무들에 한정된 것으로 반드시 증빙을 갖추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증빙 여부를 떠나 본인의 돈이 입금되어 있는 개인계좌로 공금을 지급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관은 이와 함께 특정업무경비 사용시 증빙서류 제출 등 관련지침을 매년 이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사무처로부터 그런 지침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지침대로 했다. 증거자료가 사무처에 있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또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관련 자료를 왜 제출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재판활동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캐비넷에 보관했다. 실무자로서의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김 사무관은 이와 함께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왜 본인이 결정하느냐, 헌재 수장이 결정한 것 아니냐"는 박 의원의 추궁에 "실무자로서 제가 결정했다. 제 역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특정업무경비를 현금 30만원까지만 주도록 돼 있는데 400에서 500만원을 매달 준 것은 위반 아니냐"는 강기정 위원장의 질문에 대해서도 "위반인 것을 알면서도 했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