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택시법'에 대한 정부의 거부권 행사에 택시업계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23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법 개정안이 국회 재의결이 안되면 오는 2월20일부터 지역별 전면 운행중단에 들어간다.
앞서 전국택시노조,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전국택시연합회, 전국민주택시노조 등 택시관련 4개 단체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인택시연합회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유병우 전국개인택시연합회 회장은 "30일 부산 비상합동총회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한시적 파업에 돌입한다"며 "부산, 광주, 서울 지역에서 차례로 30만 택시비상합동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달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1차 총회에서 영남권 택시, 다음달 1일 광주 총회에서는 호남권 택시가 각각 하루 동안 운행을 중단한다. 특히 다음달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3차 총회부터는 전국 모든 택시가 운행을 접고 무기한 파업에 나선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택시법이 재의결되면 파업을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유병우 회장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택시법 개정안을 재의결해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며 "재의결이 된다면 파업 계획은 자동적으로 철회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택시업계의 총파업 소식을 접해들은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냉랭하다. 특히 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놓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의견까지 나온다.
회사원 송모(여·31세)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한 건 정말 잘 선택한 것"이라며 "택시업계는 자기들의 권리를 말하기 전에 먼저 승차거부나 택시기사 불친절 등을 먼저 개선한 후 국민적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노모(35세)씨는 "급하게 필요하면 자가용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택시파업으로 인한 불편은 없을 것 같다"며 "지난해 6월 택시파업 때도 도로가 더 잘 뚫리는 등 오히려 더 편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월19일 택시업계가 파업에 돌입해 25만여대 중 절반 이상이 운행중단에 참여했지만 시민들의 큰 불편은 없었다. 파업소식을 미리 접한 시민들이 자가용이나 지하철,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열악한 근무환경 등 택시종사자들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회사원 임모(50세)씨는 "업무상 가까운 거리의 외근이 잦아 택시를 종종 이용한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등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보장은 국가에서 마땅히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