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권투선수 항소심서 감형..재판장 '책 선물'

재판장 "진실성을 믿고 기회주겠다..훌륭한 선수 되길"

입력 : 2013-01-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책 한권을 선물하겠다. 2013년 아시안게임 선수 명단에 피고인 이름이 있는지 꼭 확인할테니까 열심히 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형사재판 부장판사가 피고인에게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는 18일 술에 취해 택시기사와 경찰을 폭행한 혐의(상해 등)로 구속기소된 국가대표 권투선수 홍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 부장판사는 선고 직후 피고인 홍씨에게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는 책 한권을 선물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한 피고인이 택시기사와 경찰관을 폭행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이 경찰관으로부터 폭행을 당햇다고 주장하면서 경찰관을 고소하는 등 피고인에 대한 죄질이 불량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 경찰관들이 입은 상해도 비교적 경미하다"면서 "피고인이 그동안 복싱선수로 생활하면서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보이며, 관할 지구대 호송과정에서 여러군데 상해를 입자 경찰관에게 고소했던 것으로 보여 다소 참작할 사유가 있음이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성 부장판사는 선고 직후 "피고인에게 1심대로 실형을 선고하면 선수생활이 끝장나는 점이 가혹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면서 "재판부에 여러차례 반성문을 보내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 진실성을 믿고 기회를 주겠다.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며 책 한권을 줬다.
 
앞서 홍씨는 지난 2011년 11월 인천 서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택시기사 김모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택시를 파손시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어 지구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구타해 상해를 가한 후에도 오히려 자신이 경찰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경찰관을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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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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