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지난해 은행권 광고모델을 톱스타들이 독점했다면 올해는 친서민적이고 소탈한 이미지의 광고모델이 새 광고 콘셉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지주사 및 은행들은 올해 안방 고객들을 사로잡을 TV 광고 모델로 친근한 이미지의 모델은 물론 일반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새해 가장 먼저 친서민적인 광고를 선보인 곳은
기업은행(024110)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방송인 송 해씨를 광고에 출연시켜 1200억원의 신규예금을 유치시키는 등 '송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업은행은 송씨와의 광고모델 계약을 올 12월 말까지 1년 더 연장하는 것으로 재계약 했으며, 아역배우 김유빈 양과 중소기업에 취업한 일반인 2명을 추가로 TV광고에 출연시켰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새해부터 일반인들을 캐스팅한 TV광고 '건강한 금융' 시리즈를 진행중이다. '건강한 금융(가족편)'에 이어 이날부터 '시장편'을 새로 선보였다.
'시장편'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웃으며 장사하는 부산 자갈치 시장의 상인들이 등장해 "힘이 든다 보다는 힘내자"는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큰 임팩트는 없지만 '건강한 금융'이라는 그룹 캐치프라이즈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광고에 친서민적인 이미지와 심플한 메시지를 담은 것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속셈이 있지만, 최근 실적 악화에 따라 '저비용 고효율' 모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톱스타를 내세워 광고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재계약을 중단했다. 4~8억원에 달하는 모델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배우 유준상씨와의 재계약 없이 다음 광고를 준비 중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해 7월말 계약기간이 종료된 배우 장동건씨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배우 하지원씨와 프리미어리거 기성용 선수를 앞세운 외환은행도 다음 광고에는 일반인이나 소탈하고 푸근한 이미지가 있는 저렴한(?) 배우를 기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TV광고에 설경우·송강호·최민식 등 한국 영화배우 3인방을 등장시켰으나 6개월 계약기간을 끝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농협은행은 3월 초중반을 목표로 새 광고를 준비중이다.
최근 지역농협의 신규 광고 모델로 '달인' '정글의 법칙' 등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만씨가 발탁된 것을 감안하면 농협은행도 소비자에게 친근한 모델을 발탁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은행의 광고 담당 실무자는 "지난해 한해동안 은행들이 광고모델료에 쓴 돈만 60억원에 달한다'며 "사실 그만큼 직접적인 광고 효과를 불러왔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실적이 좋지 않아 높은 광고료를 줘야하는 유명인 대신 내부 직원이나 가족을 모델로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 하나금융지주는 새해부터 일반인들을 모델로 채택한 '건강한 금융' TV 광고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