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비과세 받을 만한 금융상품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최근 브라질 국채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실제로 하루 평균 들어오는 금액이 지난해 11월 대비해서 지금은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종합소득과세 기준금액이 큰 낮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절세’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국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함께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만큼 무턱대고 투자하다간 뜨거운 손실도 함께 맛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브라질국채, 절세 상품으로 '각광'
23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4분기에 브라질국채로 3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누적 판매금액이 2조6500억원을 넘어섰다. 브라질국채 판매에 뒤늦게 뛰어든 동양증권, 우리투자증권 등까지 합하면 누적 판매금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브라질국채로의 자금 유입이 한 층 더 빨라졌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이 한도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브라질국채가 유망한 절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브라질 국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함께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브라질국채는 가입조건과 금액에 관계없이 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약에 의해 국내에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채권 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높은 이자수준도 매력적인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10년 만기 국채가 3.75%의 이표 이자를 지급하고 3%대의 금리에서 거래되는 반면, 10년 만기 브라질국채의 경우 이표 금리가 10%에 달해 최초 거래시 부과되는 금융거래세(토빈세) 6%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금리대비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
◇가장 큰 리스크 요인 '환율'
‘시중금리+α(알파)’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국채 투자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환율이다.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원화채권과는 달리 금리(채권가격)뿐만 아니라 환율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 처음 브라질국채에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환율로 인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원·헤알 환율이 660~680원 수준에서 거래된 반면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23일 환율은 521.75원까지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환율만 생각한다면 20%대의 평가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화와는 달리 헤알화는 환 위험을 제거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환 변동 위험에 노출이 되는 상품”이라며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브라질 국채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기대하던 수익률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이유가 헤알화 약세에 있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브라질국채에 대해 장기 투자의 관점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환율에 대한 예측은 쉽지 않지만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했을 때 보장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가운데 브라질은 토빈세 6%를 내고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브라질국채을 투자할 때는 되도록 장기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며 “이는 변동성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브라질의 금리인하 기조는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절대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10년물 기준 9.4%)인 가운데 올 한해 헤알화가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올해 브라질 국채투자는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률 상승으로 추가 금리 인하폭이 25bp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국채금리 하락에 따르는 자본차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경우 헤알화로 환전 시에 6%의 토빈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