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학점으로 치자면 C+에서 B0(75~80점)정도 된다고 봅니다. 총론으로는 괜찮은데 각론으로는 들여다봤을 때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신성환 연금학회 회장(사진)은 우리나라 연금제도에 대해 C+ 성적표를 줬다. 큰 틀에서 보면 그럴듯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개선돼야 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신 회장은 지난 24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연금제도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소위 3층 연금체계의 틀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연금제도라는 것은 백지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 상태에서 개선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공감도 형성이 필수"라며 "문제점들을 공론화해서 어떻게 개선하고 운영해 나갈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재정문제, 소외계층과 낮은 소득대체율,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의 파행적인 운용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 회장은 "연금은 궁극적으로 노동과 복지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금융문제로 귀결된다"며 "누군가는 자산을 굴려야하는데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제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연금, 결국 복지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모든 것이 선택과 집중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득하위 70%의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을 전계층 노인에게 확대 지급(월 20만원)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기초연금 공약으로부터 비롯된 논란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표했다.
그는 "전체 노령층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거나 두 배로 늘리는 제도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더구나 노령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엔 수혜계층을 선택해 그 혜택을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보편적 복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연금학회 3대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슬로안 대학원 경영학 석사와 재무관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 재무정책실 선임재무역,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