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브랜들의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을 면밀히 분석해 최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 브랜드와 달리 미국 브랜드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포드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초순 출시한 올 뉴 퓨전은 고효율의 에코부스트 엔진(1.6리터, 2.0리터)을 탑재, 종전 각각 2.5ℓ 엔진과 3.0ℓ 엔진을 다운사이징하는 등 최근 운전자들이 주로 찾는 준중형과 중형으로 바꿔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중형 포드 퓨전 가솔린.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이 퓨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면서도 올 뉴 퓨전은 성능은 그대로 고성능을 유지했으며, 고유가를 반영해 고효율도 구현했다.
이는 포드가 미국식이 아닌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이미지에 맞는 차종 개발 등 다양한 글로벌 신차를 선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포드가 최근 출시한 '올 뉴 이스케이프'와 '올 뉴 토러스', '비젼' 등은 종전 미국차와는 달리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과 디자인으로 중무장했으며, 4세대 에어백 등 최첨단 각종 안전장치와 고연비도 기본으로 갖췄다.
또한 이달 선보인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ATS도 예외는 아니다. ATS는 종전 캐딜락의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날렬함과 세련미를 추구하는 등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전 캐딜락 300C가 대형 디젤 세단으로 성공했으나, BLS, CTS 등 대형 가솔린 차량을 고객들이 외면, ATS는 중형 세단으로 거듭나면서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은 물론, 고효율도 기본으로 지녔다.
◇캐딜락의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ATS.
여기에 포드코리아는 최근 국내 운전자들이 중형 디젤 세단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오는 2월 경에 포커스 디젤도 출시할 예정이다. 포커스 디젤은 2.0ℓ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을 장착, 복합연비도 리터(ℓ)당 17㎞를 달성해 동급 최강 연비를 구현했다.
포드코리아는 오는 3월에는 올 뉴 퓨전 하이브리드도 선보이면서 최근 국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친환경 시장도 공략한다.
다만, 그랜드 체로키, 랭글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선방하고 있는 크라이슬러는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 2011년 10여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지난해 뚜렷한 신차가 없었음에도 전년대비 24.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 중대형 시장보다는 소형차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는 2월5일 이탈리아 국민차 브랜드 피아트의 '파아트500'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 BMW 520d.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종전 큰 배기량, 저연비, 투박하고 볼 것 없는 디자인, 운전자가 선호하는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 미장착 등 단점이 많은 차량으로 인식됐다"면서 "최근 이들 미국 '빅3'도 소비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세련된 디자인과 실내의 각종 장치의 배치, 고연비와 가격경쟁력까지 다양한 장점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독일차 하면 모두가 좋다는 소비자 인식이 팽배해 독일차에 대한 평가가 획일화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앞으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인식도 변해야 하고,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 시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쟁차와의 성능과 사후서비스,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13만858대로 전년(10만5037대)대비 24.6% 증가하면서 내수 시장점유율 10%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24개의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상위 4社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메이커들이 차지했으며, 이들 업체가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7%(8만2062대)로 전년보다 0.3%포인트(1만6454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