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LTE 무제한 서비스' 관전 포인트는

입력 : 2013-01-28 오후 3:12:30
방송통신위원회의 고강도 규제에 따라 순차적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간 이동통신업계가 지난 주말 ‘LTE 무제한 데이터’를 내놓겠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3세대(3G) 이동통신에서와 마찬가지로 4G LTE에서도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회사간 요금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비스 시기와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서비스 요금은 월 10만원 안팎으로, 현재보다 비싸고 가입기간은 3개월 한정이다.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방침을 내놓자, KT와 SK텔레콤이 따라간 모양새다. LG유플러스가 LTE 무제한 서비스에 들어가는 시점인 이달 31일은 영업정지 만료일의 다음날이다.
 
영업정지가 풀리는 데 맞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사의 고객들을 끌어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TE 무제한 서비스의 안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권가에서는 비싼 요금제의 한계와 LTE 데이터 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매출확대에 기여할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데이터 사용용량이 많은 일부 헤비유저들에게는 유용할 수 있어도, 일반 소비자들이 굳이 10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고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상당수 사용자들은 LTE 데이터가 무제한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서비스 이용에 소극적이다. 한달에 주어지는 데이터 용량은 사실 고화질 영화 동영상 몇 편 분량에 불과하다. 원하는 만큼 이용하기에는 현재의 서비스 용량은 결코 많지 않다.
 
특히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젊은층일 수록 현재의 제한된 용량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제한 서비스가 등장하면, 고객들은 ‘족쇄’에서 풀려날 가능성이 크다. 기가급 동영상을 데이터 부담없이 이용하겠다는 욕구가 커질 것이다. 한번 LTE 무제한 서비스에 가입하면, 비싼 요금이 아까워서라도 데이터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이는 동영상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는 유례없는 호재가 되겠지만, 통신사에게는 장기적으로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급증한 LTE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망 구축경쟁이 필연적이며,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통신사들이 가장 손쉽게 의존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함으로써 수익성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걸림돌이 있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통신요금 인하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집권 초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정부에 업계가 맞서기는 결코 쉽지 않다. 결국 통신업계로서는 정부의 요금인하 방침이 누그러지게 하거나, LTE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에 제약을 가하는 수밖에 없다.
 
일단 이번에 실시되는 무제한 서비스는 3개월 한도다. 4월말이 되기 전에 통신3사들은 서비스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망 투자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한시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
 
이동통신업계가 전격적으로 내놓는 LTE 무제한 서비스가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줄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는 3개월 안에 판가름 날 것이다.
 
손정협 IT부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손정협 기자
손정협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