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온라인 중고 시장 활황

가전 중심에서 생활, 유아용품 확대

입력 : 2013-01-28 오후 3:35:5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학생 김성욱씨는 최근 한 온라인 중고 전문관에서 최신형 노트북을 절반 가격에 구매했다. 타인이 사용했던 물건이 아니라 매장에 전시됐던 제품으로 눈에 띄지 않는 흠집 외에는 새 제품과 진배없다. A/S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구매 후 한 달 이내 제품 이상 발견 시 수리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어 불안감이 덜 하다.
 
경기불황에 고물가 시대를 맞아 온라인 중고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기존에는 유행에 민감하고 비교적 고가인 디지털 가전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중고품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유아용품, 생활용품 등으로 거래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여기에 온라인몰이 직접 나서서 제품을 매입하고 이상 발견 시 수리비를 지원해주는 등 중고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지속적인 노력이 더해져 일부 품목은 연간 몇 배씩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11년 대비 지난해 중고품 매출은 지마켓과 옥션은 각각 25%, 인터파크(035080)는 22.5% 증가했다.
◇인터파크에서 판매하는 이 상품은 중고 상품이지만 3개월 무상 A/S가 보장된다.
 
특히 지난해 2월 중고상품 전문관인 '중고스트리트'를 오픈한 11번가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 3, 4분기 매출이 각각 144%, 270%, 365%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전월 대비 15% 이상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11번가의 경우 기존 디지털 기기와 가전에서 명품 잡화, 유아용품, 도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중고품의 신뢰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안심구매서비스' 제도를 도입해 상품을 구매한 후 30일 이내 제품 이상 발견 시 A/S비용을 최대 11만원까지 보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재 중고스트리트 등록 판매자 수는 3000명을 돌파했으며 판매 물품 개수는 70만개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원클릭 중고매입' 서비스를 오픈한 지마켓은 중고품 거래량이 많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폰 상품군과 데스크탑, 노트북, 모니터, PC부품 등 PC상품군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마켓이 직접 물건을 매입해 다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돼 개인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줄였으며 수거 및 반송 등 모든 배송비를 무료로 제공,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중고매입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서비스 오픈 초기 하루 20여건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최근에는 하루 30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하루 평균 1500명에 수준이던 방문자 수도 올 들어 5000여명을 웃돌며 현재까지 누적 매입금액만 2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생활가전 외에 명품 잡화 등 고가품의 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새 상품 대비 가격도 저렴하고, A/S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업계의 대응 전략도 점차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옥션은 최근 브랜드 리퍼브 특집관을 열고, 가전, 디지털, 자동차 용품 등 총 60종 4000여개의 리퍼브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리퍼브 상품은 반품이나 전시상품, 약간 흠이 있거나 색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제품, 이월 상품, 단종 상품 등을 새롭게 단장해 정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11번가는 서울과 인천, 경기, 대전지역의 우수 중고차 판매업체와 손잡고 '중고차 할인 쿠폰 기획전'을 실시한다.
 
1만원 이하의 쿠폰을 구입하면 중고차량 구입 시 최대 130만원까지 가격을 할인해주는 행사다.
 
11번가는 이번 행사를 위해 현대, 기아 등 국산차는 물론 벤츠, BMW 등 외산 중고차를 총 50대 규모로 마련했다.
 
예를 들어 3880만원에 판매하는 ‘2011년형 제너시스(2만5000km)’의 경우 타운11번가에서 2500원에 할인쿠폰을 구매하면 130만원이 할인돼 3750만원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으로 소비자가 중고차 판매 시 전문적인 차량 평가·가격 산정 등 거래 인·보증을 거쳐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일반인도 오픈마켓을 통해 자신의 차량을 중고차로 등록하고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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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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