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지난 1980년대 체신부가 출시한 국영 연금보험에 들었다가 적자로 혜택을 받지 못한 가입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황병하)는 민모씨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국가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 각 3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배상금액은 가입자들의 구체적인 손해액을 확정할 수 없어 월 단위로 산정하지 않고, 1인당 300만원으로 한정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보험상품과 건립 예정인 의료 시설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는 일반 보험에 대한 신뢰와 같을 수 없다. 민씨 등은 안내문 등을 보고 '노후생활의 집' 입주권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졌고, 이 때문에 연금보험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지난 1985년 민씨 등은 연금보험기금을 투자해 1990년까지 200호 규모의 '노후생활의 집'을 짓겠다고 밝힌 체신부의 '행복한 노후보장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연금보험 가입자가 줄어들고 기금에 적자가 발생하면서 '노후생활의 집 건립' 계획을 세웠던 국가 사업은 보류됐다. 그런데도 체신부는 민씨 등 가입자에게 2009년 11월 보험 만기일까지도 사업이 무산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민씨 등은 "1인당 매달 50만원씩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연금보험 약관 등에는 노후생활의 집 이용자격·기간·선발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지 않았고, 체신부의 안내문과 광고·신문 보도 등은 청약의 유인에 불과할 뿐 보험 계약 내용은 아니었다"며 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