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양경숙 전 인터넷방송 '라디오21' 편성본부장에 대한 선고가 다음달 14일 내려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환수)는 31일 양씨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도록 도와주겠다며 정모씨의 돈 12억을 받아 가로채 추가로 기소 된 건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양씨 측 변호인은 "인터넷 네티즌을 기반으로 형성된 피고인의 정치적 영향력, 민주통합당에 대한 기여도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비례대표 공천 여부'를 확정적으로 약속할 수는 없었지만, 추천 자격은 있었다"며 "사기가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고소인 정씨에 대한 투자금 반환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소송으로는 가능하더라도, 형사사건으로 처벌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정씨를) 공천과정에 추천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이모씨가 정씨에게 피고인의 뜻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비례대표 공천이 확실하다'는 취지로 말했다면, 이는 이씨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고소인 정씨는 "피고인은 법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고 당시에도 실질적으로 그렇게 보여 돈을 줬으나 나중에 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며 "피고인이 법정에서 위증하는 뻔뻔스러움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씨는 안대를 착용하고 법정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양씨는 "눈 부위에 무슨 문제가 생겼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스트레스성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안대를 착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서 조사 받을때 항상 착용하던 안경대가 부러져 새로운 안경을 썼는데도 잘 보이지 않아 진술조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추가 기소건에 대한 검찰진술 내용이 당시 진술한 것과 다른 취지로 기록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먼저 기소된 사건 재판을 받는 도중에 추가 기소건에 대해 수사받을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비겁하게 보일까봐 수사에 임했다"며 울먹였다.
앞서 양씨는 민주통합당 공천 희망자 3명으로부터 4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으며, 지난 14일에는 후보 공천을 받게 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도록 도와주겠다며 12억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추가 기소건까지 포함해 양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