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국민연금이 쌈짓돈인가

입력 : 2013-02-08 오전 11:58:45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누구를 위한 국민연금이란 말입니까"
 
국민연금 수난시대다.
 
세계 3대 연기금 진입을 눈앞에 두고, 국내외 유수 기업에 큰소리 친다던 국민연금의 위상이 최근 말이 아니다.
 
새 정부의 기초연금 재원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을 쓰자, 안된다' 공방이 벌어지더니 수급연령 상향논란으로 번졌고, '신 국민연금 8대 비밀'이라는 새로운 의혹이 추가된데 이어 폐지 서명운동까지 진행 중이다.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투자행태도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한 이후 주식을 추가매입해 혼란을 일으켰고, 노조탄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마트 등의 기업에 투자해 시민단체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싫어하는 제도 중 하나다. 지금도 선택가능하다면 국민연금에서 탈퇴하고 싶다는 국민이 상당수다.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 하루 만에 2만 여명이 참여한 것만 봐도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국민연금 도입 당시를 회상해보면 이 같은 반발은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일찍 연금을 도입한 해외나 우리나라나 연금을 도입한 목적은 노후 보장외에 다른 이유가 있다. 서구에서는 정치적 이유가 있었고 우리나라는 경제개발기 부족한 국내자본 조달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1973년 정부가 도입 천명이후 1998년에야 본격 시행됐다. 시행 초기에는 연금 도입과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고 후세대가 감당하기 힘든 구조로 만들었다.
 
때문에 도입 당시 3%였던 보험료율은 9%로 상향조정됐고, 두 차례의 연금개혁을 진행하면서 소득대체율은 70%에서 40%까지 낮춰져 현재에 이르렀다.
 
그렇잖아도 마음에 안 들던 차에 내 돈을 다른 사람에게 쓸 수도 있다고 하질 않나 돈을 좀 더 늦게, 적게 준다고 하니 아니 반발할 수 있겠는가. 
 
짧은시간 동안 연금 도입과 연금 개혁을 경험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쌓일대로 쌓였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부터 챙겨야 할 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기초연금논란을 야기해 한동안 잠잠하던 국민연금 불신을 자초했다.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쌈짓돈 다루듯 가볍게 생각하는 예비 정부의 생각부터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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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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