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감소하면서 성과급 액수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7일 실적 발표가 나기 전 가결산을 통해 성과급 지급을 끝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정 성과급을 제외하고 이익배분제를 통한 성과급은 없었다"며 "사실상 성과급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정 성과급은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도 지급되는 보너스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그마저도 50~100% 줄어든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7% 급감한 1조4874억원이다.
지난해 초 월급의 96%를 성과급으로 받았던 우리은행도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올해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4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약 5805억원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익(3537억원)이 목표(1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성과급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성과급 지급도 무산됐다.
지난해 200~250%의 성과급을 지급했던 신한은행은 성과급 계획조차 못 잡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1조6967억원)은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가 목표치에 못 미친다"며 "추가 결산이 끝나는 대로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계열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004940)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월급의 100%와 200%를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올해는 외환은행의 인수 효과를 빼면 하나금융의 실적은 40%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와 같은 보너스를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