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불안정한 투자환경이 이어지면서 해외채권형펀드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자금이 빠지고 있는 반면 해외채권형펀드 유입세는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주식형펀드에서 428억원의 자금이 줄어 2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해외채권형펀드에서도 이날 46억원의 자금이 이탈하는 등 이틀째 유출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조정일 뿐 추세적인 유출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해외채권형펀드는 총 79개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 12일 기준 이들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9.90%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2.66%), 국내채권형(-2.15%), 해외주식형(5.22%) 수익률 대비 성과가 두드러진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해외채권형펀드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30.74%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20.38%), 국내채권형(16.28%), 해외주식형(8.93%)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전체 펀드자금 유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최근 3개월 614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해외주식형펀드 자금이 1조2709억원, 국내주식형펀드 자금이 2조6390억원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해외채권형펀드 순유입 규모는 큰 폭 증가했다. 앞서 6월 216억원 유출됐던 해외채권형펀드 자금은 7월 515억원 유입세로 전환, 지난해 8월(3147억원), 9월(4070억원), 10월(7766억원), 11월(7632억원), 12월(4179억원), 올해 1월(6539억원)까지 가파른 유입 속도를 보였다.
지난달 공모형 해외채권형펀드 순자산이 3조7760억원을 기록, 전월보다 4260억원 늘어난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의 혼조세가 지속되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가 강화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머징마켓 채권에 투자하는 인컴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채권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투협 집합투자지원부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느린데다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이머징마켓 채권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머징국가에 대한 상대적 고금리 추구 및 안정적 성과 등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