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통' 황교안 내정, 공안정국 조성용?

입력 : 2013-02-14 오후 4:23:00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난 13일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황교안 내정자는 검찰에서 인정받는 '공안통'이다.
 
이 때문에 검찰 외부에서는 황 내정자가 어수선한 검찰 상황을 정리해줄 '해결사'노릇을 하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공안정국'을 이끌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는 황 내정자가 풍부한 공안 경력과 후덕한 인품을 토대로 실추된 검찰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주요 공안 요직 거친 '공안통'..참여정부 때는 '굴욕' 겪어
 
황 내정자는 대검찰청 공안1·3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내 공안 수사를 총괄하는 2차장검사를 역임하는 등 검찰 내 주요 공안 요직을 거쳤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
황 내정자의 손을 거친 수사 중 대표적인 사건은 일명 'X파일 사건'이다. 2005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맡고 있던 황 내정자는 국가정보원 도청 자료에서 드러난 이건희 삼성 회장의 횡령과 뇌물공여 의혹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대신 황 내정자는 당시 도청 자료를 입수하고 세상에 보도한 이상호 MBC기자와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 노회찬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논란을 빚었다.
 
1998년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저술하고 공안검사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오던 황 내정자의 검사 인생은 이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황 내정자는 같은 해 이른바 '수사지휘권 파동'에 휘말렸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보법 사건과 관련,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검찰 공안 라인은 강하게 반발했고, 당시 공안 라인의 중심으로 황 내정자가 지목됐다.
 
참여 정부 당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던 공안 검사에다가 각종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 내정자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사법연수원 13기인 황 내정자는 후배기수들이 잇따라 검사장 승진을 하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직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 '집회시위법 해설서'를 내고 공안검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황 내정자는 2011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태평양에 몸담는다.
 
서울중앙지검의 모 검찰 간부는 "굴욕을 겪었으니 지금의 영광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나는 물론이고 많은 검사들 대부분이 그런 굴욕을 참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검찰 밖에서는 '우려', 안에서는 '환영'
 
황 내정자에 대한 시각은 검찰 내부와 외부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검찰 외부에서는 검찰 개혁에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는 반면, 내부에서는 신망이 두터운 황 내정자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사법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 사항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 등을 포함한 기본권 보장"이라면서 "공공의 안녕과 국가질서를 강조하는 공안검사의 특성상 기본권 부분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시대의 요청인 기본권 보장이 위축되면서 공안정국이 조성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법무부장관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김경한, 이귀남, 권재진 장관에 이어 황 내정자까지 공안 검사가 잇따라 법무부 수장을 맡는 것은 정부가 검찰 조직 자체를 통치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라면서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다. 검찰이 국민의 인권기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 내부의 의견은 달랐다. 서울중앙지검의 모 검찰 간부는 "워낙 성격이 좋고 인품이 후덕해 아랫사람들이 많이 따른다"면서 "공안 분야에서 실력도 좋아 평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안검사들이 잇따라 검찰 수장을 맡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주로 특수 수사를 해온 한 간부는 "한 사람, 한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특수 수사에 비해 공안 수사는 시국을 봐야하고 정치적 상황도 봐야한다"면서 "사안을 크게 바라보는 공안 검사가 법무부 수장으로 더 맞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황 내정자는 공안 수사뿐 아니라 법무연수원에서 기획부장을 하는 등 기획부분에서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공안과 기획을 안해본 간부는 아랫사람들이 모시기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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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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