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2개 그룹의 올해 법인세 납부액이 10대그룹 전체의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차군단'의 위력이 법인세 납부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삼성그룹은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 영향으로 법인세가 10대그룹 상장사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삼성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그룹 소속 12월 결산 82개 상장사의 2012 회계연도 영업실적 잠정치(개별 기준)를 근거로 법인세 비용을 조사한 결과, 총 11조7220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10조440억원보다 16.7%, 금액으로는 1조6780억원 증가한 규모다.
법인세 비용은 과세표준액에 따라 적용되는 법인세(10~22%)에 자산과 부채가액차이에 따른 이연법인세 변동액을 더하거나 뺀 뒤 주민세를 합친 것으로, 회계상 기업이 부담하는 금액이다. 기업들은 전년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한 법인세를 올해 납부한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소속 22개 상장사가 부담할 법인세 비용은 8조1640억으로 이는 10대그룹 전체 상장사 법인세 비용의 6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49.1%에서 무려 2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8개 그룹은 영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비용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13개사)은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세전 순이익이 2011년 14조9190억원에서 지난해 27조9310억원으로 8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비용도 2조2170억원에서 5조260억원으로 126.7%(2조8090억원)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전 순이익이 전년보다 87.2% 증가한 20조7500억원을 기록하면서 법인세 비용도 전년보다 127.8% 증가한 3조3500억원에 달해 10대 그룹 상장사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재벌닷컴
현대차그룹(9개사) 역시 현대차 등 주력사의 실적 호조로 세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6.2% 증가한 15조1950억원이 예상되면서 법인세 비용도 2조8180억원에서 3조1380억원으로 15.4%나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그룹의 예상 법인세 비용은 지난해보다 12∼48%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16개사)은 10대 그룹 중 전년 대비 법인세의 감소 금액이 가장 컸다.
SK하이닉스가 적자 전환한 데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등의 실적이 악화한 탓에 법인세 비용이 766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46.3%(6610억원)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법인세 비용 감소폭은 현대중공업그룹(3개사)이 가장 높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주력사인 현대중공업의 세전 순이익 감소로 법인세 비용이 365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7030억원보다 48.1%(3380억원) 감소한 규모다.
GS그룹(8개사)은 주력사인 GS건설의 영업이익 급감 등 계열사의 실적 부진 여파로 세전 순이익이 1조1840억원에서 5930억원으로 49.9%나 감소하면서 법인세 비용도 전년 대비 37.6% 하락한 1470억원으로 추정된다.
LG그룹(11개사)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룹 내 실적의 버팀목인 LG화학이 부진하면서 법인세 비용은 전년보다 14.8% 줄어든 8190억원이 예상된다.
이밖에 롯데그룹(7개사)와 한화그룹(3개사)도 각각 전년 대비 27.8%, 2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