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코스닥 상장법인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개발사업을 부풀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55)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김한수)는 허위의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한 주가부양으로 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등으로 김 전 대사와 CNK임직원 2명, CNK 카메룬 현지법인의 기업가치를 허위 과대평가한 회계사 2명 등 5명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사는 미리 CNK 주식을 사들인 뒤 외통부 명의로 카메룬에 다이아몬드 4.2억 캐럿이 매장되어 있고 카메룬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2차례 배포해 900억원 가량 주가를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김 전 대사는 2차 보도자료 배포를 반대하는 당시 외통부 국제경제국장에게 결재를 강요하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매장량과 보도자료 배포과정에 대해 위증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CNK측이 UNDP(UN개발계획)자료와 충남대학교 탐사팀의 탐사결과이자 카메룬 정부의 엄격한 대조검사를 통해 '다이아몬드 매장량 4.2억 캐럿'이 확인된 것처럼 홍보했으나 객관적인 탐사결과에 기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카메룬정부가 CNK에 다이아몬드광산 개발권을 부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이아몬드 부존량 중 99.6%가 위치한다는 역암층에 대해서는 3년간 정밀탐사 의무를 부과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 역암층에는 다이아몬드 잔존양도 미미해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CNK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개발해 수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 채취한 다이아몬드는 600여 캐럿(1억5000여만원 상당)에 불과하고,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현지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매집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인 임모씨(56)가 CNK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풀려진 900억원 중 90억원 상당을 개인 이익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고 김 전 대사와 함께 임씨도 재판에 넘겼다.
임씨는 또 타인명의로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회사 자금 43억원을 빼돌려 CNK 주식에 투자하는 한편, 소유주식 보고의무 위반과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CNK 주식을 매입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회계사 2명은 2009년 2월 카메룬 현지법인 CNK마이닝의 기업가치를 600억원대로 과대, 허위평가하고 이를 통해 CNK의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허위평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정치권 인사들이 CNK 주가조작 사건에 관련됐다는 의혹에 대해 현재로서는 특별한 혐의가 밝혀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카메룬에 도피 중인 오덕균 대표(47)에 대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귀국을 설득하고 인터폴 수배와 범죄인인도청구 등 강제송환을 위한 모든 조치를 했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는 송환을 기대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오 대표가 송환되면 정치권 로비 의혹도 본격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오 대표 송환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