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단군 이래 최대 용산역세권 부도 `코앞`..해법 절실

입력 : 2013-02-21 오후 8:37:01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앵커: 단군 이래 최대의 도심 재개발 사업으로 주목 받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며 부도 위기에 내몰렸는데요.
 
총 31조원 규모의 사업이 부도가 날 경우 사업 대상 부지 내 서부 이촌동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 출자사간 줄소송 등 사업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건설교통팀 신익환 기자 나왔습니다.
 
신 기자,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사실상 마지막 자금조달 방법이었던 ABCP 발행이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반대로 무사됐다구요?
 
기자: 네, 오늘 코레일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관련 논의를 벌였는데요. 3073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즉 ABCP 발행은 자금난으로 파산위기에 놓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어떻게 보면 사실상 마지막 자금수혈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행 계획이 최대 주주인 코레일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ABCP란 자산 등을 담보로 한 일종의 기업 어음인데요. 코레일은 당초 사업 무산시 토지를 돌려받는 대신 토지대금과 기간이자를 민간사업자에 내주도록 사업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는 잔여금 196억원과 기간이자 잔여금 2877억원 등 3073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코레일은 용산사업의 ABCP 반환확약서 제공 여부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국 부결이 된 것입니다.
 
용산사업은 당장 다음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기업어음의 이자 59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 파산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용산역세권개발의 최조 자본금은 1조원이었구요. 현재 약 9억원 정도가 남아있는 상탭니다.
 
앵커 : 워낙 큰 개발 사업이기 때문에 부도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용산사업의 자금난은 이번 뿐만이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용산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자금이었습니다.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였고, 부동산 경기마저 큰 침체에 빠지면서 개발에 따른 수익은 커녕 사업비 회수 보장이 불투명해 상황이 더 어려워 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최대주주인 코레일과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의 이견차가 컸다는 것입니다.
 
코레일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단계적 개발, 즉 한꺼번에 개발하는 것이 아닌 순차적으로 개발하자고 주장을 했구요. 롯데관광개발측은 원래 계획대로 통합개발을 해야한다고 맞서며 갈등을 빚었습니다.
 
특히 자금조달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드림허브이사회에서 전환사채(CB) 2500억원 발행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정작 출자사들이 발행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결국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자금수혈과 관련한 여러 방안을 논의한 결과, 결국 롯데관광개발과 민간출자사들은 ABCP 발행에 나설 것을 코레일에 요구했고, 코레일은 이를 거부하며 지금의 어려움에 처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ABCP 발행은 어려워졌구요. 부도를 막기 위한 다른 방안은 전혀 없는 겁니까?
 
기자: 네 방법이 있긴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먼저 드림허브가 최근 국가를 상대로 낸 400억원대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해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다음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기업어음의 이자 59억이 필요한 상황인데 승소에 따른 가집행이 이 기간 내에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손해배상 주체인 우정사업본부가 파산 위기에 처한 용산개발에 손배금 가지급을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용산개발이 파산할 경우 항소해 판결이 뒤집어지더라도 가지급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만큼 20% 연이자를 물더라도 가지급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인 것이죠.
 
또 한가지 방법은 현재 코레일이 주장하고 있는 CB발행 성사인데요. 코레일은 다른 민간출자사가 전원 발행에 참여하면 자기 지분인 25%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민간출자사의 참여가 현재까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용산사업이 이렇게 끝이 난다면 아무래도 해당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불만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자금조달 방식과 개발방식 등으로 최대주주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된 것에 대해 분노를 숨키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사업부지 내 대림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최근 경매로 넘어간 집만 30채가 넘고, 집값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대림아파트 82㎡의 가격이 7억원~8억원 사이를 오갔지만, 현재 아파트 매매가는 5억원~5억4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3억원 정도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주주간의 갈등으로 경제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현지 주민들은 만약 사업이 무산되면 제2의 용산참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큰 갈등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사업무산의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주주들간의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논란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이런 가운데 진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새 정부 출범 후 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구요?
 
신익환: 네, 진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새 정부 출범 후 용산사업의 해결을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 코레일, 민간 출자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코레일은 지난 업무보고에서 용산사업과 관련해 관광특구 지정 등을 통한 사업 정상화 방안을 보고했지만 인수위에서는 공영개발로도 난관을 뚫기는 힘들다는 파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진영 부위원장의 발언에 무게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 역시 "협의체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어떤 통보도 받은 게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오늘 일각에서 용산사업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한다 소식이 전해 졌는데요. 다시 말해 민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용산개발사업을 공공, 단계 개발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여러 가지 중 한 가지 대안으로 논의 될 수는 있지만, 코레일이 독단적으로 판단할 내용도 아니며, 결정된 사항도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용산사업과 관련해 향후 어떤 방식의 해법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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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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