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비뇨기과 의사를 연기하며 중년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다만 원심의 형량(징역 7년)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이규진)는 24일 특가법상 약취·유인, 위계간음,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46)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씨는 A(60·여)씨 집에 전화를 걸어 A씨 아들과 비뇨기과 의사 등 1인 2역 연기를 하며 "아들이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는데 치료하기 위해 '웰빙치료(모태치료)'라는 것을 받으면 100% 치유가 가능하다. 바로 어머니의 신음소리를 아들에게 들려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아들이 심각한 성기능 장애이므로 하루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치료를 위한 상담을 받으려면 용인시 B모텔로 나오라"고 유인, 성관계를 맺고 치료비 명목으로 25만원을 받은 혐의로 결국 기소됐다.
이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방법이 매우 불량할 뿐만 아니라 죄질 또한 매우 좋지 않다는 점, 이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정신적 고통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가정 파탄의 위기까지 겪고 있는 점,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두 번의 이혼과 사업 실패로 인해 정상적이지 못한 심리상태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점,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범위를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00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중년여성 4명을 꾀어 신음소리를 녹음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