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해법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랏돈을 꼭 필요한 곳에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5년이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기고한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2008년 이후 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9%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20년째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료: 통계청>
그는 "일본의 각종 데이터를 보면 부동산 거품으로 경제가 몰락했다는 인식과 달리 사실은 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성 저하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1980년대 이후 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자본 생산성과 투자가 줄어 성장률이 하락하고 노동시장도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자칫하면 일본처럼 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경기 활성화 기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일본이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쳐 정책효과 없이 국가재정 지출만 늘린 탓에 나랏빚이 증가, 경제가 더 나락으로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일본의 실패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4대강 사업은 토목 일자리만 생각하고 엄청난 재원을 쏟았지만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그 돈을 신성장 산업 육성이나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정책 실패의 전형으로서 장기 경제 성장률이 좌우되는 임기 초반의 결정적 시기에 기회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자연스레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주체에게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고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대흐름으로 자리한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시대적 필요성이기도 하지만 중소기업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도 (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임기 초반에 나랏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앞으로 5년 동안의 경제운영을 좌우할 관건"이라며 "철저한 예산계획과 사후관리를 통해 예산이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선진국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성장동력 발굴과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며 "새 정부 경제 사령탑은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1982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미국 로체스터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서강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