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3)미리 본 IT업계 트렌드..'제3의 길'과 '연결사회'

새로운 모바일 OS 속속 출격, 스마트폰 시장성 한계도 관측
가시화되는 사물 통신(M2M), "모든 것이 연결된다"

입력 : 2013-03-02 오전 10:21:2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모바일·통신 축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MWC는 세계 최고의 IT 기업들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를 모색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값진 의미를 지닌다. 지난 나흘간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들을 추려 올해 시장 화두를 미리 점검해본다.
 
◇모바일 OS 전쟁 개막..통신사·제조사들의 반격
 
이번 MWC의 하이라이트는 타이젠(Tizen)과 파이어폭스(Firefox) 등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의 등장이다. '새로운 모바일 지평'(The New Mobile Horizon)이라는 행사 주제답게 통신사 및 제조사들은 기존 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제3의 OS'를 외쳤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아이오에스(iOS)가 양분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은 통신사업자에게 척박하기 이를데 없다. 두 기업의 시장 독점 속에 수익 창출의 폭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각국 통신사들은 타이젠, 파이어폭스, 윈도8 등 새로운 OS와 함께 저항 세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세력인 ‘타이젠 연합’은 삼성전자(005930)와 인텔의 주도 하에 업계 정상급 파트너 회사들을 끌어 모으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들을 비롯해 화웨이, 파나소닉, 후지쯔 등이 참여한 데 이어 오라클, 퀄컴 등도 우방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MWC를 통해 KT(030200)도 신규 멤버로 가입하게 됐다.
 
타이젠을 탑재한 기기는 오는 5월 개발자 행사를 거쳐 7월에 첫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며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만들고, NTT도코모(일본)와 오렌지텔레콤(프랑스) 등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 제품까지 라인을 다양하게 출시해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모질라의 파이어폭스OS도 이번 행사서 첫 제품을 선보였다. 중국의 ZTE와 손잡고 등장한 첫 파이어폭스 폰은 추후 LG전자를 비롯한 4개 제조사와 18개 이통사 협력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과 블랙베리의 블랙베리10을 시작으로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타이젠, 우분투, 파이어폭스 등으로 올해 모바일 생태계 패권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 행사장 입구.
 
◇스마트폰 성장성의 한계 도달..대안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고속성장세를 이어갈 시장 수요가 부족해진 상황이다. 2010년 3억대 수준에 육박했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7억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뒤 급속히 ‘레드오션’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치된 평가다.
 
휴대폰 기업 입장에선 소비자용(B2C)뿐만 아니라 기업용(B2B)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올해 MWC에서 삼성전자가 '휴대폰 제조기업'의 이미지보다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망라한 종합 IT기업 이미지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이번 MWC에서 휴대폰의 스펙을 강조한 부스는 사실상 중국의 화웨이와 ZTE, 대만의 HTC뿐이었다. 소니, 노키아, 모토로라 등 다른 휴대폰 기업 부스에서도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신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니는 스마트폰 신제품보다는 관련 기기와 호환성과 소니 특유의 음향, 화질 등 사용자 환경(UX)쪽에 무게중심을 실어 태블릿PC 위주로 부스를 꾸몄고, 노키아는 무선충전 기술과 저개발 국가를 위한 지역 특화 스마트폰 등을 선보이며 휴대폰 시장 정체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화웨이, ZTE가 최고급 사양으로 무장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놨다곤 해도 관람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기엔 한참 모자랐다. 이론적인 수준에서의 사양은 최고 수준이지만 콘텐츠, 유저인터페이스(UI),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삼성전자, 애플이 내놓은 스마트폰과는 아직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사물이 스스로 통신한다'..코 앞으로 다가온 '연결사회'
 
새로운 모바일 OS만큼이나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물 통신(M2M)은 미국 최대의 통신사 AT&T가 선보인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y)'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이미지를 드러냈다.
 
AT&T는 출장이나 여행으로 집을 비울 시 혼자 남은 노인이나 애완동물을 어떻게 원격으로 보살필 수 있는지, 집 안의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할 수 있는지 등의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에릭슨도 '연결된 거대도시(Megacity)'라는 제목의 데모 시연을 통해 연결 사회를 표현해냈다. 일반 유리 창문이 커넥터로 사용돼 통신망에 연결돼 있는 버스, 메모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화이트 보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제어되는 블라인드·통풍 등 새로운 콘셉트가 제시됐다.
 
이같은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사들이 선보인 사물 통신 서비스의 배후에는 오라클의 '자바 카드(Java Card)'가 있다. 오라클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신장비에 장착되는 칩셋에 오라클의 자바 카드가 내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카드가 온도, 소리 등의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센터로 송신하게 되면서 '연결 사회'의 밑그림을 그린다"며 "오라클은 AT&T, 에릭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가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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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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