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에 대해 "과거 독재 시절의 긴급조치가 이런 식으로 선포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사진)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역사의 진전을 가로막는 게 과연 누구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며 박 대통령을 성토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다 양보하고 유일하게 남겨둔 것이 방송의 중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아니냐"면서 "그런데도 끝까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오히려 대국민담화를 빌어 대국민, 대야권 협박을 하는 것을 보며 야당과 국회의 존재에 대한 회의마저 드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삼권분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민을 볼모로 잡고 안보 얘기까지 하면서 국정운영의 파탄이니 뭐니 하며 국민의 불안을 과장되게 고조시키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지도자의 태도로 보기 힘들다.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007년 1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했을 당시 박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지금까지 국회의 협상은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가 틀어지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특히 어제 밤의 협상은 서명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재가를 받지 못한 여당이 원안고수로 돌아서버려 허무하게 끝이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국회 일원인 여당이 행정부에 예속이 되어 있는 것으로 삼권분립의 파괴, 민주주의의 파괴, 우리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에 앞서 정성호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면담을 요청한 것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 시절에는 오라고 하면 다 왔을지 몰라도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냐"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청와대의 회담 요청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