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베네수엘라를 14년간 통치했던 독재자 차베스가 암으로 세상을 떴다.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오후 4시25분경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암 선고를 받고 네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반미 노선을 걸었던 그는 서방 사회에서는 독재자로 묘사됐지만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빈민층을 위한 정책으로 그들의 '영웅'으로 불려졌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는 1954년 베네수엘라 남서쪽 바리나스주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부터 사회주의 운동에 관심을 보인 차베스는 1992년 쿠데타에 실패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쿠데타 실패로 2년간 복역을 마친 후 차베스는 좌익 성향의 '제5공화국운동당(MVR)'을 창당해 대선을 향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빈민들을 구하겠다'는 메세지로 1998년 처음 대권을 잡았다.
이후 2000년에는 헌법을 개정해 다시 대선 후보로 나서 60%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차베스는 2002년 반대 진영의 쿠데타와 2004년 대통령 탄핵 투표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매 순간 고비를 잘 넘기며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의 임기를 더 이어갔다.
차베스는 줄곧 신 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비판했으며 미국의 외교 노선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또 에콰도르, 쿠바, 이란, 북한 등 반미 노선을 걷는 국가들과는 친선 관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들은 차베스에게 '독재자'란 수식어를 붙여줬다. 미국 정부는 차베스가 라틴아메리카의 민주화에 위협이 됐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빈곤을 퇴치하고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빈민층의 영웅'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국제 사회는 차베스의 죽음에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베네수엘라의 최우방 국가인 쿠바는 3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차베스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의장의 진정한 아들이었다"고 평가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빈민들을 위해 크게 이바지했다"며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베스의 죽음은 베네수엘라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기회로 미국과 베네수엘라와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