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나홀로 독주'..IT산업, 양극화 심화

입력 : 2013-03-07 오후 5:41:31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양극화의 그늘이 IT 산업에까지 미쳤다. 외형적 성장세와는 달리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설비투자 등 전 분야에 걸쳐 신음이 짙어지는 형국이다.
 
전기·전자를 기반으로 하는 IT산업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선봉장이다. 자동차와 함께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해왔다. 그런데 막상 뜯어보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품목으로는 휴대폰에 의존하고 있어 외형화된 포장의 실체를 직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IT산업 수출은 전년(2011년) 대비 0.9% 감소한 1552억달러, 수입은 4.4% 감소한 779억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형상으로 772억5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다. 
 
성장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산업 내 불균형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융합 품목의 견인에 힘입어 무역수지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스마트폰과 관련 없는 부문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IT부문 흑자는 수출 증대보다는 수입 감소의 영향이 컸다. 특히 삼성전자의 내수시장 독식에 휴대폰(스마트기기)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IT 부문 수입은 휴대폰(-40.6%)과 컴퓨터(-6.1%)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전체 산업 흑자(285억 달러)의 2.7배 이상인 772.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수익성을 이유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철수한 이후 중소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유선통신기기(네트워크장비) 등의 업황이 여전히 바닥이란 점이다.  특히 현재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시스코, 화웨이, 주니퍼, 알카텔 루슨트 등 외산업체들에게 완전잠식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기기 관련 국내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011년 대비 63.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타격은 통신장비 제조기업들로 영업이익이 39.56% 줄어들었고 이어 반도체(-27.45%), IT부품(-18.49%) 등의 순이었다.
 
주요 품목별 IT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봐도 휴대폰만 유일하게 같은 기간 2.2%의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정보처리기기·소모품( -7%), 영상·음향기기(-14.8%) 등을 비롯한 정보통신 관련 주요 장비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IT부문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12년 3분기 IT부문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부터 연간 15~20조원 수준에 이르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와 달리 IT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시스코, 주니퍼 등 외산 업체에 대한 정부·공공기관의 편애가 심각한 상황이라 기술력을 가진 중소 IT기업들도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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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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