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 라면 최고(最古)기업의 '희비 쌍곡선'

입력 : 2013-03-08 오후 4:54:54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라면시장이 형성된 지 50년을 맞이한 올해 농심(004370)삼양식품(003230)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8일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69.1%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오뚜기(007310)가 13.1%, 삼양식품이 11.4%로 뒤를 이었다.
 
◇농심 '신라면블랙'
농심은 지난 2011년 말 59.5%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을 지난해 들어 60%대로 회복했고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 독주 체제를 더 견고히 구축했다.
 
특히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에서 브랜드가 연이어 노출되며 간접광고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달 17일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먹는 짜파구리가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는 실제 매출로도 이어져 방송 후 1주일 동안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방송 전 같은 기간보다 '짜파게티'가 32%, '너구리'가 27% 정도 늘었다.
 
방송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짜파구리의 조리법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방송에 출연했던 윤후를 모델로 기용하라는 고객의 요구가 빗발쳤다.
 
급기야 농심은 지난 7일 윤민수씨 부자와 김성주씨 부자를 '짜파게티'의 광고 모델로 확정하고 이달 말 광고를 방영할 예정이다.
 
이후 지난달 28일에는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서 월드스타 성룡이 '신라면'을 소개하는 장면이 방영돼 또다시 관심을 끌었다.
 
또한 지난해 월드스타 싸이가 직접 농심에 보낸 '신라면'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으며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싸이를 모델로 한 '신라면블랙' 광고를 국내와 미주지역에서 방영하고 있다.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1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올렸고 농심은 하루 라면 생산량을 120만개에서 150만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호면당 돈사골탕면'
반면 국내 첫 라면인 '삼양라면'이 출시된지 50년이 되는 올해 삼양식품은 시장점유율 3위로 시작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오뚜기가 12.6%에서 지난 1월 13.1%로 상승한 것과 비교해 삼양식품은 11.9%에서 11.4%로 하락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때 '나가사끼짬뽕'이 두각을 나타내며 매출상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가 시들면서 상위권에서도 점차 멀어졌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3월 '돈라면'을 출시했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선보인 제품임에도 전체 신제품 중 매출액 6위(링크 아즈텍 기준)에 그쳐 '나가사끼짬뽕'의 인기를 잇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확실한 매출을 보이는 제품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점점 시장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고 급기야 지난해 10월 10년 만에 오뚜기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프리미엄 라면 '호면당' 역시 비슷한 시기 국내 재출시된 '신라면블랙'이 한 달 만에 600만개를 판매한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농심이 생수 '백두산 백산수'와 기능성 커피 '강글리오 커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삼양식품은 이렇다 할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하얀 국물 라면의 퇴조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하락한 것"이라며 "다만 일시적인 대형마트 행사로도 매출이 달라질 수 있어 한두 달 간의 시장점유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매운맛 제품의 인기로 지난해 출시한 '불닭볶음면'이 매월 10~20% 매출이 올라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올해 다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서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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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