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는 하루 평균 6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베이비부머 세대 및 에코 세대의 자살 특성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베이비부머는 연평균 2204명(일평균 6.03명)씩 자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이비부머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34.9%를 차지했고, 자살(11.6%), 간질환(8.0%), 심장질환(7.0%), 뇌혈관질환(6.1%) 순이었다.
베이비부머 가운데 7.1%는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살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52.8%), 가정불화(18.0%), 외로움·고독(10.6%) 때문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남자 자살사망자는 여자 자살사망자의 2.92배로 나타났으며, 이혼한 사람이 전체 세대에 비해 1.89배 높았다.
지역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강원도(45.1), 충청남도(44.5), 충청북도(40.4) 순으로 높았다.
월별로는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동안 자살자의 37%가 발생했고, 요일별로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자살자의 30.8%가 발생했다.
베이비부머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자살률이 증가하고, 2006년부터 감소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부터 빠르게 늘었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송태민 보사연 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제대로 된 노후 준비 없이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조기 은퇴로 인해 직장을 물러나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베이비부머들의 자살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1979~1992년생)의 경우 자살한 사람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1400명(일평균 3.87명)으로 나타나 절대적인 수는 베이비부머보다 낮았다.
하지만 에코세대 사망원인 가운데 자살이 45.9%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교통사고(14.1%), 암(11.6%) 등이 뒤를 이었다.
에코세대에 속하는 청소년의 8.8%가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한번은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19세는 성적과 진학문제(53.4%), 가정불화(12.6%), 외로움·고독(11.2%) 순으로 나타났으며, 20∼24세는 경제적 어려움(28.1%), 직장문제(15.8%), 외로움·고독(15.4%) 순이었다.
송 연구위원은 "에코세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고,해외유학 등을 통헤 글로벌마인드를 지니고 있지만 현재의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고통스러운 사회진입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자살 시도자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살자 유가족 네트워크 구축 ▲전문상담인력 양성 ▲사회적 돌봄 서비스의 지원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 실직자에 대한 기업차원의 정년 연장과 노동자 해고 방지 대책 및 정부 차원의 사회 안전망이 확충돼야 한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와 에코 세대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