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간 진행된 日 샤프-대만 홍하이 투자계약 결국 무산

샤프 "홍하이 투자 협상안 받아들일 수 없다"

입력 : 2013-03-12 오후 5:17:45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일본 샤프가 대만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인 홍하이정밀공업(鴻海精密)의 투자 협상안을 거부하며 1년 여간 진행된 홍하이와 샤프의 투자계약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IT전문 매체 '소후IT(搜狐 IT)'와 CNYES(鉅亨網)는 일본 주요언론 보도를 인용, 샤프가 12일 홍하이의 투자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3월27일 궈타이밍(郭台銘) 홍하이 회장은 670억엔을 출자해 샤프의 지분 9.9%를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주가인 한 주당 550엔을 기준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인수가 완료될 경우 샤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샤프의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주당 140엔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홍하이는 수천억 타이완달러(NTD)를 손해보게 됐다. 이에 궈타이밍 회장은 주식가격 재산정을 요청하며 계약 사항 변경을 요구했고, 샤프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오며 계약 체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홍하이가 샤프측에 투자 조건으로 경영 참여권을 요구했던 것도 샤프와의 계약이 무산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샤프는 단순 지분 투자만을 원했지만 홍하이는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두 업체 간의 갈등이 커졌다.
 
소후 IT는 "홍하이가 670억엔을 출자해 샤프 지분을 인수했다면 샤프의 최대주주가 됐을 것"이라며 "샤프는 애플의 최대 전자제품 주문자생산업체(OEM)로 있는 홍하이가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샤프는 지난 6일 삼성전자(005930) 일본법인에 신주 3.04%를 104억엔에 수혈받는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실적 부진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샤프로서는 수혈이 시급했고 삼성전자는 경영 참여권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려거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또 대형 TV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대형 LCD 패널이 필요했던 삼성으로서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홍하이는 다가오는 계약대금 마감시한(3월26일)을 앞두고 더 이상 샤프에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아사히와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은 홍하이가 샤프에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샤프의 제휴협상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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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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