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에서 고객들에게 혜택인냥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지만 무이자할부 결제시 적립, 할인 등을 제외시키며 할부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슬그머니 덜고 있다.
카드사가 생색내며 제공하는 무이자할부의 대가를 사실상 고객들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무이자할부, '계륵'인가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카드사들은 가맹점과 비용 분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달 18일부터 상시 행사용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기간종료 후 새로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급된 카드 가운데 절반이상이 무이자할부를 이용할 수 있어, 무이자할부 이용이 단기간에 대폭 축소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할부 결제액 가운데 무이자할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에 달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에서도 이용률이 높은 무이자할부를 쉽게 축소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지난 1월말 기준 전업계 카드사의 할부수수료는 최저 8.8%에서 최고 22.8%로, 무이자할부 이용시 고객은 할부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면 카드사들의 비용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선호가 높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은 수수료부담을 덜 수 있지만 결국 그 부담은 카드사가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부담 고객에 전가
문제는 할부수수료 부담을 느낀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실적에 대한 혜택을 줄이며 소비자에게 슬그머니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항공사의 마일리지 적립서비스가 제공되는 신용카드에 한해 할부 이용금액에 대해서는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지 않고 있다.
하나SK카드도 모든 항공 마일리지 적립카드에 대해 무이자할부 이용건에 대한 적립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포인트 운영 정책을 변경, 지난해 2월부터 무이자할부 이용시 포인트, 마일리지 적립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카드는 30종이 넘는 애니패스포인트, 지엔미포인트, 에스마일 계열 카드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무이자할부 이용건에 대한 포인트 적립을 전면 중단했다.
대부분 카드사에서 무이자할부 사용금액에 대해 포인트 적립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무이자할부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도 받지 못한다.
KB국민카드의 혜담카드는 결제금액에 따른 5~10%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오는 4월부터는 무이자할부로 결제할 경우 할인 받을 수 없다.
고객도 무이자할부로 인해 다른 혜택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계산해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며 "'무이자'라는 혜택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다면 오히려 경제적 절약을 방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