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전쟁 시대, 국부펀드 활성화 시급

류성걸 의원실 주최 `국부전쟁시대! 국가투자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입력 : 2013-03-18 오후 4:43:14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국가자산을 보존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성장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부펀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국부펀드는 정부가 외화자산을 재원으로 조성해 통화당국의 외환보유액과는 별도로 운용하는 투자기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중국, 노르웨이 등이 약 5000억달러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 국부펀드 활성화로 국민연기금의 수익성 제고해야
 
법무법인 율촌의 손도일 변호사는 18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부전쟁시대! 국가투자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국부펀드는 560억달러 수준으로 중국의 6%도 안된다"며 "국부펀드는 대형펀드가 더 좋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유리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장기적인 국민경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실과 한국투자공사,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손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국부펀드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과 찬반론이 존재한다"며 "그러나 증가하는 해외투자와 국민연금의 장기적 안정성을 생각한다면 국부펀드를 조성해 국민연기금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부펀드의 중요성을 유비무환(有備無患)에 비유했다. 금융위기가 닥치거나 외국자본이 국내 기업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할 때 국부펀드로 조성된 금액이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손 변호사에 따르면 국부펀드가 금융시장의 지지대 역할을 한 것은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싱가포르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싱가포르는 투자청과 국영투자사인 테마섹(Temasek)이 조성한 자산 덕분에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위기를 비켜갈 수 있었다.
 
손도일 변호사는 국부펀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들도 제시했다.
 
가장 먼저 국부펀드를 운영할 국가적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운용되는 국부펀드와 주요 사모펀드, 헤지펀드의 동향을 파악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대상과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국투자공사와 한국은행, 국민연금 등 국부펀드 관련 공기업들의 투자와 가용자산, 부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체적인 운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규모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기업들을 국부펀드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자"며 "범국민 국공채펀드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자"고 제안했다.
 
또 각국 국부펀드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지금은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사와 우호적인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각국 국부펀드와의 공동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선진국의 연기금이나 싱가포르의 테마섹, 중동계 국부펀드와 다양한 형태의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설명했다.
 
손도일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법령 정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국부펀드가 막 태동하는 이 시기에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혹시 모를 위기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며 "국부펀드는 정치논리에 의해 방향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국부펀드 통해 민간투자도 활성화
 
토론회에서 '국내 투자전략 방향'에 대해 발표한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부펀드 등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해 국가자산을 늘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승호 실장은 이를 위해 "국가 투자전략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며 "한국투자공사가 국부자산의 해외투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국부펀트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제기한 손도일 변호사의 취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국부펀드를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할 기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한국투자공사와 국민연기금 간의 정보공유와 전략적 제휴를 도모해야 한다"며 "공동 투자기회 발굴과 투자풀 구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국부펀드의 네트워킹과 노하우를 활용한 민간참여를 확대시켜야 한다"며 "국부펀드를 기회로 민간투자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금융사는 투자대상에 따른 차별화가 중요
 
한편, 정태영 KDB대우증권 부사장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현황과 해외진출 및 투자방안' 발표에서 "투자대상에 따른 국내 금융사의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선진금융시장에는 금융허브 역량확대를 통한 제2의 본사화 전략을 세워 상품별, 권역별 유동적 표준화와 수익 다각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 신흥국에 대해서는 "시장은 작지만 고성장이 전망되는 곳이기 때문에 소수 전략상품을 선정해 영업표준화를 해야 한다"며 "금융본사가 철저한 영업관리와 통제를 통해 시장 우위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등 대형 신흥국을 투자대상으로 선정했을 경우에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지만 현지 금융투자업이 성행하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며 "현지의 니즈(Needs)에 대한 분석을 통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병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