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약 1070개의 매장으로 국내 패스트푸드 1위인 롯데리아가 과도한 업무 등 아르바이트생의 처우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단체 알바연대는 오는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리아의 아르바이트 운영 실태를 발표하고 시급 1만원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알바연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접수된 사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곳보다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센 것"이라며 "알바생 사이에서는 중세시대의 농노와 비슷하다고 해 '농노리아'란 별칭으로도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롯데리아 명일점 전경.
알바연대의 조사 결과 편의점, 제빵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는 최저임금, 주휴수당 등이 잘 이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의 업무는 일정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최저임금(4860원) 수준의 시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문석 알바연대 대변인은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 매장의 경우 8시부터 청소 업무가 시작되는데 11시 가까이 이어지는 사례가 매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간 내로 업무를 마치지 못할 정도로 강도가 매우 높았고 시간 외 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리아의 매장이 갖추고 있는 여러 단계의 인력구조도 업무의 강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이 단체는 주장하고 있다.
현재 롯데리아 매장은 점주-매니저-바이스 매니저-리더-메이트(아르바이트) 등의 구조로 이뤄지며 아르바이트생은 다시 선임과 후임으로 나뉜다.
이같은 복잡한 구조 속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기타 패스트푸드와 비교해 월등히 많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리아 다음으로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가맹점주-매니저-아르바이트 등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다.
또 이 구조는 설문조사 등 아르바이트의 운영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게 하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었다.
권문석 대변인은 "다른 패스트푸드에서는 비록 적은 응답률이라도 설문조사가 가능했지만 롯데리아는 전혀 시행할 수 없었다"며 "트위터 등 SNS 채널이나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홀(플로어), 소독(비지컷), 행주(다스타), 청소(다운) 등 전문 용어가 많은 것도 업무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제기되고 있다.
권 대변인은 "현재 롯데리아는 최저임금을 준수하는데 그치고 있어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강도 높은 업무의 사례로 볼 때 4860원의 시급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매장 업무 집중도에 따라 인력 수급을 조절하고 있고 각종 수당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은 정부에서 책정하므로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 알바연대는 아르바이트 노동 조건을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GS25, 파리바게뜨, 롯데리아, 카페베네, 고용노동부를 '알바5적'으로 선정했다.
한편 알바연대는 시급 1만원 인장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1월 초 설립된 단체다.
울산과학기술대 청소노동자 출신으로 지난해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으로 후보에 출마했던 김순자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