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맛본 MS, 기업용 SNS로 만회

입력 : 2013-03-19 오후 5:10:42
[뉴스토마토 황민규·곽보연기자] 윈도8 운영체제(OS)가 예상외의 부진에 시달리면서 '굴욕의 시대'를 보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재도약을 노린다.
 
MS는 세계 시장의 약 98%를 점유(독점)하고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과 SNS를 결합한 형태의 '엔터프라이즈 소셜' 서비스를 통해 현재 가장 유력한 IT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기업용 SNS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MS는 이를 공식화하는 차원에서 19일 서울 선릉역에 위치한 본사에서 '엔터프라이즈 소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기업용 SNS 시장을 노린 소셜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기업용 트위터'의 업계 대표주자인 '야머'를 12억달러에 인수하면서 SNS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바 있는 MS는 이미 기업용 SNS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구글, 자이브 등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게 된다.
 
특히 야심차게 내놓은 '마이크로블로깅'을 중심으로 한 문서 위주의 공유 및 관리 방식이 특징이라고 MS는 설명했다. 또 콘텐츠 관리의 핵심인 검색 기능과 연결 기능을 강화해 업무 처리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사용자가 문서를 작성, 수정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며, 같은 화면에서 동료의 상태, 계획 등을 확인해 바로 대화창 또는 화상연결, 전화 등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MS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 소셜 서비스는 기업 SNS 특유의 보안성과 타사의 개별적 솔루션들의 장점을 모아 놨다"며 "데이터 중심적 사고와 사람 중심의 사고를 묶은 SNS"라고 자부했다.
 
기업용 SNS 시장은 IT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기업용 SNS 진가를 맛본 일부 기업들이 전사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물론, 콘텐츠 유통 및 저장 등 활용 범위를 넓혀나가며 기업 경영을 효율화하고 있다.
 
김재우 한국MS 개발플랫폼 총괄 부장은 "국내외 IT업계 환경은 기업들이 소셜 테크놀러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며 "소셜 테크놀러지를 도입한다는 건 비즈니스의 성장을 발굴해 수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 전 세계를 강타한 인맥구축서비스(SNS)가 기업으로 파고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터를 만들기 위한 소통 도구로서 기업용 SNS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용 SNS는 보안을 강화한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기업용 SNS 시장 규모는 오는 2016년 64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6억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하는 셈이다.
 
문제는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 이미 확고한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이 기업용 SNS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부터 기업용 SNS 구글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전 세계 100여개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별도의 교육 절차가 필요한 MS의 소셜 엔터프라이즈와 달리 구글 등이 제공하는 플랫폼은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대중화돼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편 한때 윈도를 통해 전 세계 PC를 지배한 MS는 지난해 야심작 윈도8을 내놓으며 자사만의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미 시장에 확고하게 자리 잡은 구글과 애플의 '철옹성'을 뚫기는 버거워 보인다.  
 
MS는 최근 윈도8의 부진으로 판매가격을 전격 인하한 데 이어 주요 협력업체들마저 윈도8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는 등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 유럽에서도 윈도 수요는 높지 않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또한 지난 8일 제9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에 선출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PC산업의 위축 원인에 대해 "윈도8이 (이전 버전인) 비스타만도 못하다. 그러니 PC 수요를 진작시킬 모멘텀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재우 부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엔터프라이즈 소셜 전략과 서비스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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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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