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휴면카드..`VIP카드`로 화려한 복귀

입력 : 2013-03-19 오후 3:02:41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주부 이미경(가명·35)씨는 최근 A카드사로부터 VIP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VIP고객으로 선정됐다며 기존 카드보다 혜택이 많은 연회비 9만원인 플래티늄 카드로 교체발급해주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씨는 상담원이 말한 카드를 이미 몇년 전 해지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해당 상담원은 전산 상에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며 카드를 교체하면 외식상품권, 주유권, 영화관람권 등 10만원 상당의 경품을 지급하겠다고 발급을 권유했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휴면카드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휴면카드를 줄이기위해 해지절차를 간소화하는 카드사는 새로운 카드로 교체를 권유하며 잠자는 카드를 깨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은행들이 재형저축 가입 시 카드를 발급한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면서 잠재 휴면카드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말 기준 카드사(겸영은행 포함 20개사)의 휴면카드는 3218만매에 달했지만 지난해 3월말 2263만매로 대폭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월초부터 3월말까지 휴면카드 정리기간으로 정한 데 따른 효과다.
 
하지만 정리기간이 끝나자 휴면카드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0월말 2382만매에 달했던 휴면카드는 올해 1월말 현재 2355만매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에게 경품을 미끼로 교체발급을 권하며 오히려 잠자는 카드를 깨우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은행들도 한 몫하고 있다. 재형저축 가입 시 카드발급을 우대금리 조건에 포함해 잠재 휴면카드를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리기간 이후 카드사에 자발적으로 휴면카드를 감축하도록 당부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
 
카드사가 휴면카드 정리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고객정보' 때문이다.
 
카드사가 보유한 고객정보는 추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회원을 통해 마케팅을 하는 것이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것보다 비용면에서 유리한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규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모집인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더구나 최근 카드사의 수익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비용부담이 큰 신규고객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자동해지가 시행되면 내달 이후부터는 휴면카드가 점차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휴면카드에 대한 고객 의사가가 없을 시 최장 5개월 후에는 자동으로 해지된다"며 "자동해지가 시행되면서부터 휴면카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이달 말부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에 대해 1개월 내에 서면, 이메일 등으로 사용 의사를 확인하고, 회원의 의사가 없을 시 사용정지 조치 후 3개월 후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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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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