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야당 법제사법위원들이 박한철 헌법재판관의 헌법재판소장 지명에 대해 "장고 끝의 최악수"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재판관의 헌재소장 지명에 대해 브리핑을 갖고 "헌재소장은 공안만능주의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맡을 수 없는 자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기관"이라며 "헌재소장은 국가를 넘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재판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검찰 내 공안통이었다"며 "쿠데타에 가담했던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내며 공안정국 조성에 일조했고, 대검찰청 공안부장 시절에도 미네르바를 기소해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탄압했고, 촛불집회에 대한 무차별적 기소로 국민을 겁박했다"고 밝혔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어 "박 재판관은 헌법재판관이 된 후에도 전경버스로 서울광장을 봉쇄한 것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질 때 이동흡 재판관과 함께 합헌 주장을 했던 또 다른 한 명"이라며 "헌법재판관이 된 후에도 공안적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또 "박 재판관은 또 검찰 퇴직 후 4개월 동안 김앤장에서 2억4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하루 300만원의 급여를 받았지만, 헌법재판관 청문회 당시 그는 수입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아울러 "우리는 박 재판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김앤장에서 사람이 나와 청문회를 도왔던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대형로펌 출신들이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외교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자리를 채웠다. 이제 행정부를 넘어 헌법재판소까지 로펌 출신이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들은 "박 재판관의 헌재소장 지명은 헌법을 공안법으로 전락시키는 것이자 국민을 우롱하고 전관예우 공화국을 만드는 길"이라며 "박 대통령이 즉각 지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성명에는 야당 법사위원 전원인 박범계·박영선·박지원·서영교·이춘석·전해철·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과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