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민행복기금 출범 기대에도 은행주의 주가는 엇갈렸다. 국민행복기금으로 은행업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가계부채 위험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발표된 정책이 가계부채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공존했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국민행복기금 주요내용과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2월말 현재 1억원 이하의 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 33만명이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최대 50%까지 채무감면 혜택을 받게됐다고 밝혔다.
기초수급자 등의 채무감면율은 최대 70%에 이르고 채무감면 혜택을 받고 난 나머지 빚은 10년 내 분할상환한다. 국민행복기금은 오는 29일 출범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민행복기금이 은행의 펀더멘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면 은행주의 가장 큰 위험요인인 가계부채 위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행복기금 출범은 취약계층의 채무부담을 줄여줘 상환능력을 높이면서 은행주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가계부채 문제 완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국민행복기금이 가계부채 1100조원 중 부실채권으로 추정되는 20조원의 상당부분을 처분해 가계부채 리스크 해소에 결정적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금의 규모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 등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줄어든 1조5000억원으로 결정됐지만 가계부채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이 연구원은 "8천억원으로도 가계부실채권을 원금의 10% 이하의 가격으로 매입하므로 가계부채 원리금 9조5000억원을 매입할 수 있다"며 "이는 가계부채 부실채권 20조원 중 절반 가까이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행복기금이 가계부실 해소에 은행의 경쟁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 국민행복기금의 대상 중에 은행 대출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민행복기금의 대상은 1억원 이하의 6개월 이상 연체된 신용대출인데 은행 대출의 대부분은 담보 대출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국민행복기금으로 은행권의 가계부실 리스크 완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부실 채무를 해결해 준다고 해서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국민행복기금의 구체적 운영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심태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아직 관망세"라며 "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가격 등 핵심적인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인하, 국민행복기금 등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앞으로 은행주의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심 연구원은 "최근 환율의 움직임과 금리 동결 등으로 은행의 주가가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은행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정도나 경기 흐름을 고려해 은행주에 대한 투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