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석유수지부문이 상대적으로 업황부진을 겪고 있는 페놀·에폭시 수지 부진을 상쇄하면서 화학 부문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지는
코오롱인더(120110)의 화학 부문 영업이익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4분기 다른 화학 제품이 부진할 때 화학 부문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5일 석유수지 제품 중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지닌 수첨(수소첨가) 석유수지 3만t 증설을 결정하면서 올해와 내년에도 코오롱인더의 화학 부문을 지탱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지는 열분해가솔린성분(C5)을 원료로 하는 수지로써 접착성을 띄는 성질 때문에 일반 접착제, 페인트, 테이프 등 다양한 산업 자재에 사용된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가격의 변동성이 거의 없고 수요 또한 꾸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코오롱인더는 전세계 3위의 석유수지 생산 능력을 보유하며,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석유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석유수지 시장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매출 또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국내와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지닌 덕에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 올해 역시 수익 구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 611억원 가운데 34%인 208억원을 화학 부문에서 거뒀다. 페놀 에폭시 수지가 업황부진을 겪었음에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8억원밖에 줄지 않은 것도 석유수지 덕이다.
특히 올해 증설이 결정된 3만t 규모의 수첨 석유수지가 2014년에 상업생산에 들어가게 되면 석유수지의 기여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6% 이상 성장하는 부문이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지는 마진율이 좋고, 전방시장이 안정적인 제품"이라며 "시황이 좋기 때문에 증설을 결정한 것이고, 다음해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가도 충분한 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사업의 다각화 측면에서 기타 화학제품들이 살아나야 화학 부문이 더욱 탄력을 받겠지만, 이들 제품들의 전망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어둡다.
페놀 수지, 에폭시 수지 등 코오롱인더의 다른 화학 부문 제품들의 공급과잉과 전방산업 부진에 시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석유수지의 호황에도 영업이익률 1.3% 하락한 것은 일회성 비용이 잡힌 것도 있지만, 이 제품들의 업황 부진도 한몫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폭시 수지는 지난 2011년까지는 호황이라 많은 기업들이 증설을 했다"며 "증설 물량이 지난해부터 반영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과 더불어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페놀 수지는 페인트, 도료 등 건설 산업과 깊은 연관이 있고, 에폭시 수지는 전자 기기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페닐(PCB)에 사용된다. 건설 산업과 대형 가전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수요도 큰 폭으로 늘지 않고 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건설 부문은 현재 너무나 위축이 된 상태고, PCB가 대량으로 들어가는 냉장고, 세탁기 대형가전 등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전방산업 수요 부진이 업황에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오롱인더의 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2940억원의 32%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페놀 에폭시 수지가 업황 부진에 시름하고 있지만, 석유수지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에도 코오롱인더의 화학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전체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담당할 것으론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