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중소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수익 확대를 위해 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상승하지만 모든 자산으로부터의 수익이 함께 증가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중소 지역은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형 은행들은 저조한 수수료 수입이 적은데다 투자 수익은 사실상 거의 없어 대출과 포트폴리오 확대에서 나오는 이익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레미 스타인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도 "현재의 자본규정이 금리 위험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어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익스포져 확대는 은행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은 수익이 나올 만한 곳이 없어 채권투자로 인한 이익을 쫓아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캔자스 시티에 있는 커머스 투자쉐어의 투자포트폴리오는 2008년 이후 59억달러(156%)나 급증하면서 9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이는 주로 장기채권 투자를 늘린 영향이 컸다.
222억달러 규모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2%에서 44%로 배 이상 뛰었다.
찰스 김 커머스 뱅크쉐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채권을 사모으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채권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채권투자 쏠림 '심화'..수익 내기 어려워
이 같은 쏠림 투자는 수익률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개인과 기업의 자금 수요가 증가해 중소은행의 실적도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몰리면서 은행들은 장기 채권 투자를 통한 수익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커머스 뱅크 쉐어는 지난해 1년간 투자 포트폴리오가 약 10억달러(12%)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이자율 수입은 61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도 2.55%로 전년대비 0.3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의 영업환경이 변화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회복이 중소은행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김 CFO는 "금융위기 전후인 2007년과 2008년은 금리가 은행에 우호적이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불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서는 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