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에서 탈락한 신청인에게 국가보훈처는 심의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인성)는 이모씨(78)가 "친족이 독립유공자 심사에서 탈락한 사유를 공개하라"며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정보공개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회의록을 비공개해 보호되는 이익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 공개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독립운동 공적인정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공개해 이를 공론화함으로써 객관성을 담보할 필요성도 크다"며 "심사위원들의 사회적 신분 등에 비춰 심의·의결 과정이나 내용을 공개해도 위원들이 업무 공정성에 영향받을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고의 친족에 대한 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그 내용을 기록한 회의록은 이미 의결에 따라 포상불가 통지까지 이뤄진 이상 비공개대상정보에 포함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회의록에 기재된 참석자 명단과 주민등록번호 등은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심사위원회에서 자유롭고 활발한 심의가 보장되려면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발언내용에 대한 해당 발언자의 이름 등 개인 사항까지 공개되면 심리적 압박으로 자유로롭게 의사교환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자신의 친족 5명이 1931년에 독립운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2011년 12월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냈다.
국가보훈처는 그러나 심사 결과 이들의 독립운동 참여 사실이 불분명해 포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씨에게 통보했다.
이씨는 심사내용을 기재한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국가보훈처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이라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